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탈북민의 악몽

등록 2018.05.15 21:45

수정 2018.05.16 20:22

탈북민 한송화씨 모녀의 미 의회 증언
"북한 보위부에 넘겨지면 첫째로 짐승이 돼야 합니다. 둘째로 너희들은 이제부터 개다…"

탈북민들이 걸핏하면 꾸는 악몽이 있다고 합니다.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는 끔찍한 꿈이지요. 송환되면 어떻게 되는지는, 중국에서 붙잡혀 끌려갔다가 다시 탈출한 사람들이 생생하게 증언합니다.

"석탄 캐러 끌려가고 산판에서 통나무에 깔려 죽거나, 다치면 그대로 시름시름 앓다 죽어가는 수많은 탈북자들의 고통은…."

차마 옮기기 힘든 증언도 쏟아집니다.

"16세 소녀가 돈을 몸속에 숨겼는지 본다면서 보위부 요원이 손을 넣었습니다."

1998년에는 함흥에 탈북 여성 수용소를 만들어 가두고 공개 총살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 강제 송환의 악몽이 현실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가 3만여 탈북민 사이에 번지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주변 시선이 달라지는 걸 느끼며 밤잠을 설친다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한 탈북 대학생은 강의시간에 "남북 두 총알에 탈북자가 맞아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중국 북한식당에서 탈출했던 여종업원들의 기획 탈북설이 다시 불거지고, 민변이 당시 국정원장을 고발하면서 탈북민의 두려움은 더욱 커졌습니다. 북한은 "오는 8월 여종업원들을 돌려보내라"고 요구하면서 탈북자들을 가리켜 "통일되면 제일 먼저 민족의 심판대에 올라야 할 역적배"라고 했습니다.

오죽하면 SNS에 북송의 두려움을 호소하는 탈북민까지 나왔을까요.

"만약 제가 북한에 있다든가… 어떤 일이 있으면 타의에 의한 행동이라는 걸 알아주시면…"

탈북민이 대한민국에 살다 본인 의사에 반해 북으로 송환된 경우는 제가 아는 한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탈북민들이 그런 불안감을 느끼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목숨 걸고 자유를 찾아와 대한민국 품에 안긴 탈북민을 우리가 보호하지 못한다면, 세계 어디에 대고 자유니 인권이니 하는 말을 꺼낼 수 있겠습니까.

5월 15일 앵커의 시선은 '탈북민의 악몽'이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