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따져보니] 北, 미북회담 앞두고 軍 수뇌부 3인방 교체…왜?

등록 2018.06.04 21:17

수정 2018.06.04 21:22

[앵커]
북한이 군 서열상 1위부터 3위인 총정치국장과 인민무력상, 그리고 총참모장을 모두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시기에 왜 이런 파격적인 교체를 단행한 건지, 북한의 의도가 뭔지 강동원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강 기자, 군 수뇌부를 동시에, 그것도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상당히 이례적인 일 아닙니까? 왜 그런 걸까요?

[기자]
네, 이들의 교체는 표면적으론 세대교체를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84세의 리명수 전 총참모장보다 21살이나 젊은 리영길을 임명한 것을 비롯해 신임 3인방 모두 60대라는 점 때문입니다.

그런데, 말씀대로 미국과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군 수뇌부를 교체한 것은 비핵화에 따른 군부 내 불만을 제어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실제 로이터통신과 가디언지는 오늘 북한 군 수뇌부 교체 사실을 전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과 미국에 손을 내민 것에 대해 군부 내에서 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미국은 파악하고 있다" 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단순히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저질렀는데 그동안 바빠서 인사를 못하고 있다가 한꺼번에 단행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사실 리명수 전 총참모장은 경질을 당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지난달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하던 중 고개를 숙이고 졸았던 모습이 화제가 된 적 있는데요. 2015년 현영철 인민무력부장도 졸다가 처형된 전례가 있습니다. 또 박영식 전 인민무력상과 리명수 전 총참모장은 지난 남북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김정은 이후 군수뇌부 교체가 유독 잦았었지요? 그건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아직까지 김정은이 군부를 완벽하게 장악하지 못했다는 증빙일 수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 들어서 이번 교체건까지 총 정치국장은 세차례, 총참모장과 인민무력상은 각각 네차례씩 교체가 있었는데요. 가장 오래 직위를 유지한 기간이 3년 9개월일 정도로 자주 바뀐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믿을 만한 사람을 못찾았다는 거죠. 실제로 김정일 정권때는 조명록 전 총정치국장이 15년을, 김일철 전 인민무력상은 11년을 각각 근무했었습니다.

[앵커]
군 수뇌부를 이렇게 다 교체하고 나면 싱가포르 가면서 평양을 비워놓기가 아무래도 불안할텐데, 그 빈자리는 누가 대신하게 될까요?

[기자]
북한 헌법상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국가수반으로서 통상적인 내치 활동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봉주 내각총리 역시 경제정책 등을 돌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런데 실질적인 2인자는 따로 있죠. 바로 최룡해 부위원장입니다. 최 부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4·27 남북정상회담과 지난달 중국 다롄 방문 때 평양을 맡길 정도로 신임이 두터운데요. 하지만 백두혈통이 모두 평양을 비우는 게 부담스러워 김여정 부부장이 남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여러모로 이번 미북정상회담이 김정은 정권의 시험대가 되겠군요. 강동원 기자 잘 들었습니다.

잠시 뒤에는 태영호 전 북한 공사, 최근 북한 권력층의 내부 실상을 고발한 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지요? 태 전 공사와의 단독 인터뷰가 준비돼 있습니다. 계속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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