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미군 유해, 국군 유해

등록 2018.06.20 21:45

수정 2018.06.20 22:03

성조기 아래 검정 깃발이 휘날립니다. 미국의 국립묘지, 참전기념관, 공공기관에 게양하는 '전쟁포로 실종자 깃발'입니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당신은 잊혀지지 않는다.'

미 국방부엔 전사자 유해 발굴을 전담하는 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이 있습니다. 이 조직에서 예전부터 이어져 오는 구호가 '그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입니다. 미국은 동남아 밀림부터 중동 사막, 남태평양 바닷속, 북한 개마고원, 서울 한강 바닥까지 뒤져 실종자 유해를 찾습니다. 병사가 편지 우표에 발랐던 침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정글에서 캐낸 치아 한 개도 고이 모십니다. 그것이 나라 위해 목숨 바친 군인에 대한 의무이자 보답이며, 국가와 국민을 믿음과 충성으로 묶는 성스러운 의식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미군 유해를 빠르면 며칠 안에 돌려보낼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싱가포르 합의 중에 '실종자 유해 복구'부터 실행되는 겁니다.

트럼프
"한국전 유해가 고향으로 돌아오게 해달라는 요청을 수없이 받아왔습니다. 오늘 (김정은에게) 요구했고, 받아냈습니다."

베트남이 미군 유해 발굴을 제의해 국교 정상화의 물꼬를 텄듯, 유해 송환은 북한과 미국 모두에게 솔깃한 호재일 겁니다. 2005년까지 유해 발굴 대가로 300억원을 받았던 북한에겐 짭짤한 외화벌이이자 대북 제재의 숨통을 틀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런 가운데 북한에서 미군 유해와 섞여 DPAA로 갔던 국군 병사 유해가 신원이 확인돼 돌아온다고 합니다. 반가운 소식입니다만 번번이 미국의 유해 발굴과 감식을 통해 국군 유골을 받는 것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순국 용사들을 나라가 잊어버린다면 누가 나라 위해 몸 바치려 하겠습니까. 북한 내 국군 포로와 전사자 유해는 어떤 노력과 비용을 들여서라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낸다는 각오를 가져야, 나라다운 나라일 겁니다.

6월 20일 앵커의 시선은 '미군 유해, 국군 유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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