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포커스] "잘 가, 통키야"…북극곰과의 이별이 아쉽지 않은 이유

등록 2018.06.22 21:36

수정 2018.06.22 21:48

[앵커]
우리나라에 딱 한 마리 남은, 북극곰 통키입니다. 그런데 11월이면, 시설이 더 좋은 영국의 생태공원으로 간다고 합니다. 우리 뿐아니라, 해외의 유명 동물원들도 북극곰 사육을 중단하는 추세라는데요. 왜 그럴까요, 오늘의 포커스를 여기에 맞춰봤습니다.

 

[리포트]
"하나! 둘! 셋!"

커다란 얼음덩이가 수조 안으로 던져집니다. 북극곰 한 마리가 얼음 속에 있는 사과를 먹으려 애씁니다. 실크CG 국내에 남아있는 유일한 북극곰 '통키'입니다. 올해 24살인 통키, 사람으로 치면 70~80세의 고령입니다.

통키는 오는 11월, 영국으로 옮겨집니다. 4만 제곱미터의 북극곰 전용 자연환경을 갖춘 곳입니다. 이번 여름이 우리 나라에서 보내는 마지막 여름인 셈인데.. 좀 아쉬우신가요?

지난해 7월, 낮 최고기온이 32도까지 치솟았던 날 통키의 모습입니다. 고개를 쳐들고 숨을 헐떡입니다. 물을 찾으려는 듯 어슬렁거리지만 수조는 비어있습니다. 대야에 조금 담겨있는 물에 한쪽 발을 담그는 게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동물원 측은 수조에 물을 교체하는 동안 찍힌 영상이라고 해명했지만 동물단체는 학대라고 지적했습니다.

케어 관계자
"더운 날씨에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고 좁은 공간에 있기 때문에 지금 보이는 행동은 정형행동이라고 하는 행동이에요."

중국의 한 쇼핑몰 관람실에 힘없이 누워 있는 북극곰. 고개를 흔들며 좁은 우리 안을 이리저리 배회합니다. 우울증에 따른 이른바 '정형행동' 증상입니다. 관광객들의 '셀카'를 위해 갇혀진 이 북극곰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세상에서 가장 슬픈 북극곰'이란 별칭이 붙었습니다.

아르헨티나 동물원에서 사육되던 이 북극곰의 이름은 '아르뚜로'입니다. 실크CG 영하 40도 기온에 적응하도록 태어난 북극곰에게 영상 40도에 육박하는 남미의 여름은 고문이었을 겁니다. 역시 이상행동을 보이다 2016년 눈을 감았습니다.

솔레다드 세데 / 그린피스 활동가
"상업과 전시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동물원이 종의 보존과 교육, 연구 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걸 보여준 사례입니다."

북극곰은 땅 위에 사는 포유동물 가운데 가장 넓은 영역을 이동하며 생활하는 동물입니다. 이 때문에 동물원에서 사육하기 가장 부적합한 야생동물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한여름, 얼음을 움켜잡고 있는 북극곰의 모습. 우리에겐 재롱이었지만 북극곰으로선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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