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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 그 이면엔…

등록 2018.07.03 21:12

수정 2018.07.03 21:27

[앵커]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문제로 급기야는 협력업체 대표가 목숨을 끊는 일까지 벌어졌는데 그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강동원 기자과 함께 따져 보겠습니다. 강 기자, 어쩌다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겁니까? 

[기자]
이번 사태는 아시아나항공이 소규모 기내식 공급 업체인 '샤프도앤코'로부터 기내식을 공급받은 첫날부터 발생했습니다. 기존 기내식 공급 업체는 하루 2만5000~3만명 분량의 기내식을 생산하는 곳이었는데, 샤프도앤코는 3000명분을 만들던 소규모 업체죠. 기내식 생산 업체 규모가 10분의 1로 줄어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예견된 사태였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측은 "샤프도앤코가 실제 시설은 2만명분까지 만들 수 있는 곳"이라며 "협력업체와 함께 2만5000식을 만들 수 있다고 봐 계약한 것" 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기내식을 공급하는 업체를 바꾸는 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것 같은데, 기존 업체를 두고 왜 이렇게 소 규모 업체와 계약을 맺게 된 겁니까?

[기자]
당초 아시아나항공은 2003년 이후 15년 동안 줄곧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계열의 스카이세프그룹에서 기내식을 납품받아 왔는데요. 이달 1일부터는 게이트고메코리아가 납품을 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 이었죠. 게이트고메코리아 공장에 불이 나 기내식 공급이 기존 7월 1일에서 10월 1일로 3개월 늦춰지게 됐고, 그래서 지난 6월 초 어쩔수 없이 샤프도앤코와 계약을 맺은 겁니다.

[앵커]
그런데 아시아나항공은 15년간이나 잘 해왔던 업체를 갑자기 왜 바꾼 겁니까? 

[기자]
아시아나항공 측은 "기내식에 대한 승객들의 불만이 있었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원가 공개도 거부해 공급업체를 바꾼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사실 이면에는 돈 문제가 얽혀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속한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죠. 스카이셰프코리아 측은 2016년부터 아시아나항공이 재계약을 조건으로 지주사인 금호홀딩스에 대한 1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요구했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스카이셰프코리아 측은 "독일 본사에서 계약이 깨지더라도 불공정한 방법으로 연장하지 말라고 지침이 내려왔다"며 이를 거절했고, 결국 재계약이 되질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하이난그룹은 공교롭게도 지난해 3월 금호홀딩스에 1600억원을 투자했고, 아시아나와 6:4의 지분으로 게이트고메코리아를 설립해 결국 30년 동안 기내식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스카이쉐프코리아는 아시아나항공이 금호홀딩스에 대한 투자를 요구한 것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고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앵커]
요약하자면 '그룹 지배권 강화를 위해 현금이 필요했던 박 회장이 안정적인 기내식 공급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1600억원을 투자한 중국 자본의 신생 업체와 계약을 하게 되면서 빚어진 일'이겠군요. 강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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