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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노사정 대화의 CVID

등록 2018.07.26 21:46

수정 2018.07.26 21:58

지금도 일부 고급 시계에 남아 있습니다만, 예전 시계들은 태엽을 감아주거나 손목을 흔들면 태엽이 감기는 기계식이었습니다. 가느다란 쇠줄 태엽이 소용돌이치듯 조여졌다가 천천히 풀리면서 바늘을 돌리는 방식이지요.

한번 감은 쇠줄이 거꾸로 풀리지 않도록, 태엽에는 작은 톱니장치가 맞물려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어떤 상태에 도달하고 나면 다시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는 특성을 가리켜 톱니효과 라고 합니다.

북한 비핵화 목표 CVID에서도 가장 중요한 I, '불가역' 개념과 통합니다. 그런데 우리 노사정 대화에도 CVID 원칙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채로운 점은 이 주장이 노동운동가 출신의 문성현 경제사회노동 위원장에게서 나왔다는 겁니다. 노사정 테이블에 불참하는 민주노총을 겨냥해 안정적인 사회적 대화를 뜻하는 톱니 효과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작심한 듯 쓴소리도 쏟아냈습니다.

"우리나라 노동운동이 지금처럼 (근로자 간) 격차를 확대하고 심화시키고 구조화하는 거라면 나는 노동운동을 안 했을 겁니다"

문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그간 관행과 이별하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가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대기업-정규직 위주인 민주노총의 임금투쟁이 근로자 간 양극화를 초래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지난달 민주노총에 가입한 대우조선 노조가 파업을 결의하자 금융위원장과 산업은행 회장이 잇따라 경고한 것도 이례적입니다. 공적자금 13조7천억원이 들어가 파산을 면한 회사의 노조 임금투쟁이 도리에 맞지 않다는 얘기였지요.

문성현 위원장은 민주노총 전신 전노협 사무총장, 민주노총 금속연맹위원장, 민노당 대표를 지낸 1세대 노동운동가입니다. 1999년에는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탈퇴를 이끌기도 했습니다.

그런 문 위원장이기에 민주노총에 대한 호소가 결코 가볍지 않게 들립니다. 대립과 갈등이 아닌, 화합과 상생의 노사관계를 만드는 데 민주노총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7월 26일 앵커의 시선은 '노사정 대화의 CVID'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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