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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열어도 걱정, 닫아도 걱정"…수문 개방 '딜레마'

등록 2018.08.17 21:26

수정 2018.08.17 21:39

[앵커]
기록적인 폭염으로 '녹조 라떼' 라는 말이 나올 만큼 녹조 현상이 심해졌습니다. 이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대강 보 수문을 열자는 주장이 나오는데, 또 한 쪽에선 물이 부족하니 안 된다고 반발합니다. 수문을 열어도 걱정이고 닫아도 걱정이고…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물감을 풀어놓은 듯 물이 온통 녹색입니다. 낙동강 하류, 창녕함안보 구간입니다. 계속된 가뭄과 폭염에 녹조가 급증하면서 조류경보 경계 단계가 내려진 상태입니다.

창녕함안보 관계자
"여기 들어온지 지금 5년 됐어요. 5년 됐는데 쭉 보니까 올해가 (녹조가) 제일 심해.."

조금 더 상류로 올라왔습니다. 물고기가 죽어 있습니다. 물 안엔 녹색 알갱이들이 둥둥 떠다닙니다. 뒤엉킨 녹조 찌꺼기. 냄새를 맡아봤습니다.

표정만 봐도 짐작이 갑니다. 낙동강 지역은 8개 보 가운데 4개 보 수문만 일부 개방돼 있습니다. 환경단체는 이를 전부 개방해야 녹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임희자 / 낙동강경남네트워크
"정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낙동강 본류에 있는 수문 보의 수문을 여는 방법 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빼곡히 내걸린 현수막. 농사 지을 물이 부족해진다며 수문을 열면 안된다는 내용입니다.

이영순 / 농민 (경북 의성)
"우리 죽으라는 거지. 죽으라고 하는 거지, 물을 빼면..벼도 못 먹지 물이 없는데 어떻게 먹고 살아요"

금강 세종보 모래로 가득찬 사막... 같아 보이십니까? 물이 말라 바닥이 드러난 세종보 인근 금강의 한 가운데입니다. 세종보는 수질을 개선하겠다며 지난해 11월부터 수문을 완전 개방했습니다.

지난해 저수율은 평균 103%였지만 현재는 17%로 줄어들었습니다. 소수력발전소는 수량이 부족해 9개월째 가동을 멈췄습니다.

발전소 관계자
"저희가 수위저하 한 날부터는 발전을 안했거든요. 11월 13일부터 가동을 안했습니다."

"금강의 수위가 낮아지자 세종시는 세종보 상류 지역에 이렇게 돌과 모래를 쌓아 임시 보를 만들었습니다. 제 뒤쪽으로 보이는 취수장에 공급할 물을 모아두기 위해서입니다."

한쪽에선 물을 흘려보내겠다고 수문을 열어두고 한쪽에선 물을 모으겠다며 막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세종시 관계자
"세종보 개방하면 수위가 많이 떨어져요. 수위가 떨어졌을 때 유지 용수 공급이 원활이 안되지 않을까 우려해서.."

정부는 오늘 4대강 조사 평가단을 발족시켜 각 수문별 개방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입니다. 열어도 걱정.. 닫아도 걱정.. 쉽지 않은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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