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부동산의 역습

등록 2018.09.05 21:45

수정 2018.09.05 22:18

"자기가 꼭 필요해서 사는 거 아니라면 집을 파는 게 좋겠다는 거죠. 내년 4월까지 우리가 시간을 드렸거든요"

작년 8월 8.2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했던 말입니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참여정부 시절 혹독한 경험을 거치면서 8.2 대책을 준비했다"고 했습니다. 김 수석은 노무현 정부 때도 청와대 비서관으로 부동산 정책에 깊이 관여했지요.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7월 김동연 부총리에게 약속했습니다.

"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피자 한 판씩 쏘겠습니다"

대통령은 작년 말 피자 삼백쉰 판을 기획재정부에 보냈습니다. 하지만 8.2대책 1년이 지나는 사이 서울 강남 4구 아파트 값은 10.5%, 서울 평균은 6.6% 올랐고 지방은 1.7% 떨어졌습니다. 잡으려던 강남은 급등하고 집값 양극화만 심화한 겁니다.

'똘똘한 한 채'에 '로또 당첨'이라는 말도 생겨났습니다. 그러더니 부동산 대책도 갈짓자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시장은 용산과 여의도 개발계획을 발표했다가 거둬들였습니다. 실수요자의 전세자금 대출을 제한하려다 하루만에 물러서더니, 임대사업자로 많이 등록하라며 내걸었던 세제 혜택 약속을 뒤집으려다 여론에 혼이 났습니다.

그러더니 또 느닷없는 여당 대표의 한마디에 수도권 30만호 공급이라는 정책이 뚝딱 튀어 나왔습니다. 경제현상은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책에서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면 처방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반드시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는 의지는 높게 평가할만 하지만 이 의지가 시장의 흐름에 역행하는 오기로 비쳐서 곤란합니다.

전 세계 먹고 살만한 나라 어디를 둘러봐도 정부와 시장이 이렇게 죽기 살기로 다투는 나라는 없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부동산만은 잡겠다고 공언했던 참여 정부 5년동안 전국 집값 상승률은 무려 64%%에 달했습니다. 정부가 시장과 싸우다 벌어진 그 참혹한 결과에서 이 정부가 과연 무엇을 배웠는지 의아해 하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9월 5일 앵커의 시선은 '부동산의 역습' 이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