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등록 2018.09.28 21:46

수정 2018.09.28 21:52

"음악인에게 은퇴란 없다고 합니다. 음악이 사라져야 멈출 뿐이지요. 제 안엔 아직 음악이 남아 있습니다…"

40년을 일하고 은퇴한 일흔살 로버트 드 니로가 입사지원서를 영상으로 찍습니다. 그는 젊은 여사장의 비서로 취업해 경륜과 지혜로 회사와 동료들을 이끌고 위로합니다. 

"손수건을 어디에 써요?"
"손수건은 누군가에게 빌려주기 위해서야"

영화 '인턴'은 말합니다. "경험은 늙지 않는다"고…우리도 활기차게 일하고 싶은 노인이 많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조사 보고서를 보면 일하는 노인이 오히려 더 불행하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어제 나온 통계청 조사결과에 답이 있습니다.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막일이라도 하는 노인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흔에서 일흔네살 노인 셋에 한 명이 일을 한다고 합니다.

OECD 평균의 두 배가 넘지만, 정작 노인 빈곤율은 유럽연합에서 최악인 에스토니아 보다도 세 배나 높습니다다. 스스로 해결하는 생활비 비중은 62%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그래서 먹고 살려고 일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고, 그나마 단순 노무직과 일용직이 고작입니다.

직업마다 더 이상 돈 벌기 힘든 법적 나이를 가동연한이라고 합니다. 수명이 늘면서 육체노동자 가동연한도 예순 다섯살까지 늘어났지만 한국의 노인들은 그보다도 10년 더 몸을 부려야 합니다.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벗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거니 돌인들 무거울까 늙기도 서러운데 짐까지 지실까" 송강 정철의 가사처럼, 한평생 져 온 노인의 짐을 풀어주는 것은 사회와 아래 세대의 책무입니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아우성이고, 노인들은 고된 일이라도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게 지금 우리 처지입니다. 9월 28일 앵커의 시선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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