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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욱 앵커의 시선] 탈원전과 미세먼지

등록 2019.01.14 21:54

수정 2019.01.14 22:00

재작년 여든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뇌수술 받은 지 열흘 만에 3천km를 날아와 의회에 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낸 '오바마 케어' 폐기 법안을 표결하는 자리였습니다. 집권 공화당 소속인 그가 엄지손가락을 내리며 "노"라고 반대하자 장내가 술렁였습니다.

오바마 케어는 살아났고 트럼프는 뼈아픈 패배를 당했습니다. 

"(우리 의원들이) 우리를 뽑아준 유권자를 더 잘 섬기길 바랍니다…"

그는 국익과 정의에 어긋난다고 판단하면 서슴없이 당론의 반대편에 서곤 했습니다.

미국 의회는 현관에 지넷 랭킨 동상을 세워 기념합니다. 2차대전 때 대일 선전포고에 혼자 반대표를 던졌던 의원입니다. 그는 "민주주의란 만장일치가 있어서는 안 되는 정치제도"라고 했습니다.

우리 정부의 탈원전은 논란이 큰 정책입니다만 집권당 내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듣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인지 공사가 중단된 원전 건설을 재개하자는 여당 중진 송영길 의원의 제안이 유독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송 의원은 "미세먼지 때문에 화력발전부터 줄여야 하는데 여의치 않고, 원자력산업을 살리는 차원에서도 고민해 보자는 뜻" 이라고 했습니다.

석탄을 때는 화력발전소는 대표적 미세먼지 요인으로 꼽힙니다. 중국발 미세먼지나 민간사업장에 비해 빠르고 확실한 개선 대상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대만 국민이 탈원전 정책을 국민투표로 저지한 큰 이유 중 하나도 화력발전보다 원전이 낫다는 판단한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석탄 화력발전소 건설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지요.

하지만 원전도 짓지 않고 화력발전소도 줄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전기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 이상 말이지요.

국민들이 최악의 미세먼지에 갇혀 아우성인데 정부는 지금 대형 석탄 화력발전소 일곱 기를 새로 짓고 있습니다.

당장 답이 나오진 않겠지만 송영길 의원의 제안을 계기로 집권당 내에서도 탈원전 논쟁에 불이 붙길 기대합니다.

침묵하는 만장일치란 민주주의에 불길한 징조입니다.

1월 14일 앵커의 시선은 '탈원전과 미세먼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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