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기념 주화, 구입 원가에도 못 판다?

등록 2019.01.28 21:42

수정 2019.01.28 21:53

[앵커]
미북정상회담나 올림픽 같은 굵직한 이벤트가 있을 때면 기념 주화를 발행하곤 하는데요, 이걸 정말 기념으로 사거나, 취미로 모으는 게 아니라, 투자 개념으로 사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기념주화를 투자로 생각한다면 유의하셔야합니다.

송무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요 행사를 기리려고 국내외에서 발행되는 갖가지 기념주화. 수집가 A씨는 15년 동안 200여 종의 기념주화를 모아왔습니다. 광복 기념주화와 영국여왕 기념주화 등 구매 가격만 1억5000만원에 달합니다. 최근 사정이 생겨 그동안 모은 주화를 모두 팔려고 알아봤더니 가격은 1억원 남짓이었습니다.

A씨 / 기념주화 수집가
“산 금액만큼은 보존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서 산 겁니다. (수집이) 자선사업으로 하는 건 아니잖아요? 산 금액만 주면 좋겠다고 했더니 ‘그렇게는 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더라고요.” 

대부분이 휴지값이 된 데다가, 그나마 값이 오른 주화마저도 물가 상승폭을 감안하면 본전도 못 건진 셈입니다.

판매처에 원가로 되파는 것도 불가능했습니다.

기념주화 판매업체
“판매하고 있거나 재고가 있는 상품에 대해서는 다시 매입은 하지 않고 있고요.”

기념주화가 취미-투자 수단으로 관심을 끌면서 한 주화 수집 온라인 카페는 회원이 1만6천명이 넘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손해를 본 투자자는 한둘이 아닙니다.

기념주화 수집가 B씨
“굉장히 가치가 많이 하락하고 떨어지고… 손해 보고 파는 거지. 직접 팔면 50%정도….”

기념주화 수집가 C씨
“처음에 샀던 가격보다 몇 십(만원) 정도 손해보고 팔긴 했는데…”

어떻게 된 걸까?

보통 '기념주화'로 통칭되는 수집용 주화는 한국은행이 올림픽과 정상회담 등을 기념해 액면가를 넣어 발행하는 기념주화와 민간업체가 상품으로 만든 기념메달로 구분됩니다.

기념주화든 메달이든 문제는 희소성. 희귀 주화는 발행가 수십~수백 배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1998년 IMF 당시 발행된 이 동전 세트는 무려 300만 원을 호가합니다. 그 중 특히 이 500원짜리 동전은 워낙 희귀해 이것만으로 100만원이 넘는 가격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념메달 발행에는 별다른 인증이 필요없고 발행량도 제한이 없어 물량이 많은 상당수가 헐값에 거래되는 게 현실입니다.

기념주화 판매업체 D
“놔두면 (값이) 막 올라갈 것처럼 해야 많이 사니까… 기념주화는 투자가 안 돼요."

김정식/수집뱅크코리아 대표
(팔려고 왔다가 실망해서 돌아가시는 분들 있을 거 같은데요.) “많죠. 양이 너무 많아서 지금 저희도 처치곤란인 것… (한국은행서) 액면 금액에 다시 환전을 해야 될 정도의 기념주화들은 많이 쌓여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념주화를 구매하기 전 믿을만한 발행처인지 발행량은 얼마나 되는지 등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성태윤 /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공급이 제한되어 있거나 수요가 많은 경우가 아니라면 (기념주화 가치는) 다시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투자는 유의할 필요는 있다.”

특히 가치가 크게 오른 주화는 허위매물까지 기승을 부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A씨
“억울하죠, 사실. 너무 터무니없는 가격이 나와서… (자녀들) 아파트라도 세를 하나 얻어줘야 되는데…"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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