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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위원장 "경제민주화 실패 성찰 필요…재벌개혁, 과거방식으로는 안 돼"

등록 2019.02.06 21:35

수정 2019.02.07 11:45

[앵커]
이번 설에도 경제 걱정 많이 하셨을 줄 압니다만, 특히 중소기업, 자영업자,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오늘은 아주 특별한 분을 모셨습니다. 김상조 공정거래 위원장입니다. 이번 설에도 경제 걱정 많이 하셨을 줄 압니다만, 특히 중소기업, 자영업자,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오늘은 아주 특별한 분을 모셨습니다. 김상조 공정거래 위원장입니다.

[앵커]
공정거래위원장을 흔히 재계의 저승사자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만 실제로 그렇게 기업들이 어려워 합니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 어려워 하시는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시장 감독기구로서 법을 엄정하게 집행하고 우리 사회, 한국 경제가 나아갈 길을 제시해주는 막중한 역할을 맡은 시장 감독기구, 공정위 입장에서는 재계가 편치 않은 기관이겠으나 그럼에도 공정위가 시장의 참여자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서 이해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앵커]
그동안 재벌 개혁을 특히 강조하셨는데 그에 비해서는 성과가 썩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상조]
- 경청하고 있고요. 다만 재벌 개혁, 더 나아가 경제 민주화는 30년 전부터 우리 사회 과제였는데 성공적이지 못했고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30년 전 처음 경제민주화를 시작할 때에는 정부가 사전규제 등 규제를 통해서 재벌개혁을 밀어붙이는 것이 유일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동안 세상도 변했고 한국사회도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재벌개혁을 추진해서는 실패의 첫 경이라고 생각한다. 후퇴하지 않는 성과를 쌓아가는 방식으로 재벌개혁을 하는 것이 우리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앵커]
공정 경제는 현 정부의 핵심적인 경제 키워드인데 시장내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시키자 이런 의도로 알고 있는데요, 기업인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게 기업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느끼는 분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김상조]
- 교수 시절부터 강조했는데 최근 우리 기업들이 2가지 위험에 봉착했다고 생각한다. 지배구조와 비즈니즈의 위험이다.
- 경제가 어렵다고 해서 우리가 가야할 길을, 개혁적인 길을 후퇴시킨다면 장기적으로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공정위를 비롯한 정부에서는 경기가 좋다고 과속하지 않고 경기가 나쁘다고 후퇴하지 않는 예측 가능한 일관된 기조를 가지고 공정경제의 질서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앵커]
작년에 최저임금 인상 문제 관련해 편의점 문제가 대두되지 않았습니까. 공정위가 여러 대책을 내놨는데 편의점 문제는 개선이 됐다고 보십니까?

[김상조]
- 편의점 업계에서 과밀화되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 거리 제한의 아이디어를 제시했는데 공정위 입장에선 거리 제한 자체, 더구나 숫자를 명기하는 거리제한은 담합의 의미가 있어서 어려움이 많다.
- 이런 상황에서 업계와 공정위가 많은 협의를 거쳤고 업계의 자율 규약 형태로 여러 내용을 담았다. 명절, 경조사 때 휴식을 취할 수 있거나 귀책사유가 없을 때 폐점할 때는 위약금을 감경하는 등의 내용을 자율규약을 담았고 공정위 시행규칙에도 담았다.
(이미 시행중인가, 이번 연휴에도 시행했나요)
- 이미 시행되고 있습니다.
- 이번 연휴에도 점주들이 신청하면 프랜차이즈 본부에서 거의 대부분 승인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앵커]
취임 이후에 전직 위원장을 비롯한 여러 고위간부들이 재취업 문제로 대거 검찰 수사를 받고 재판도 받았습니다. 이 문제로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상조]
- 제가 공정거래위원장에 취임한 뒤 가장 역점을 둔 것이 내부 혁신이다. 외부 개혁을 위해서는 내부 혁신, 국민신뢰 회복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2017년 하반기부터 내부적인 노력, 최근에는 공정거래법 전부 개정안에도 공정위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법적 장치들을 많이 반영했다.
- 이런 조치들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은 업무 수행의 불편함도 있었을 것이다. 특히 최근 전직 위원장 세 분을 비롯해서 많은 전현직 간부들이 기소되고 재판받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는 것은 제가 부인 할 수 없다. 그런 와중에서 직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여러 방안들도 시행하고 있다. 우리 모두 함께 가자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열심히 노력하겠고,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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