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무일푼 딸에 '100억 빌딩' 헐값 양도…'숨은 부자' 탈세 백태

등록 2019.03.07 21:19

수정 2019.03.07 21:24

[앵커]
국세청이 중견기업 사주 일가나 부동산 자산가들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에 나섭니다. 대기업 재벌 총수에 비해 주목을 덜 받아왔던 이들인데요, 드러난 탈세 수법은 어느 재벌 못지 않습니다.

최윤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중견기업 사주 A씨. 자본잠식 상태인 미국 법인에 투자금 등 명목으로 100억 원대 국내 법인 자금을 송금했습니다. 이 돈은 자녀 유학비로 빠져나갔고, 일부는 사주 일가 명의로 현지 부동산을 구입하는 데 쓰인 것으로 세무 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B씨는 100억 원 대 건물을 '무일푼' 딸에게 물려줬습니다. 임대보증금 총액보다도 낮은 헐값인 30억 원에 양도하는 모양새를 취한 뒤, 임대법인을 이용해 딸의 건물 구매자금을 마련해주는 식으로 증여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국세청이 대기업에 가려 주목 받지 않았던 중견기업 사주일가와 부동산 재벌 등에 세무조사에 나서며 공개한 사례들입니다. 조사 대상에 오른 95명의 재산이 12조 원을 넘습니다.

초등학생 손자에게 회사를 차려준 뒤 다른 계열사 부동산을 헐값에 양도하거나, 일감몰아주기, 통행세 같이 일부 대기업식 단골 수법도 고스란히 재현됐습니다.

김명준 / 국세청 조사국장
"상대적으로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점을 악용하여 일부 대기업 사주 일가의 변칙적인 탈세 수법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습니다"

국세청은 조사 결과 탈세 사실이 확인될 경우 검찰에 고발조치 하는 등 엄중하게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TV조선 최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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