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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클럽 "민주당 성명으로 블룸버그 기자 신변 위협…철회해야"

등록 2019.03.17 15:41

수정 2019.03.17 16:06

외신기자클럽 '민주당 성명으로 블룸버그 기자 신변 위협…철회해야'

지난 2018년 9월 26일자 블룸버그 기사 캡처

서울외신기자클럽은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미국 블룸버그(Bloomberg)통신 기자의 실명을 특정해 '매국'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기자 개인의 신변 안전에 큰 위협이 가해졌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서울외신기자클럽은 1956년 기자 9명이 발족한 단체로, 한국을 취재하는 250명 이상의 외신 기자들로 구성돼있다.

서울외신기자클럽 이사회는 16일 성명서를 통해 "최근 민주당이 대통령에 대한 기사를 작성한 블룸버그 통신 기자 개인에 관련한 성명(서면 브리핑)을 발표했다"며 "어떠한 정치인이라도 대중의 관심사나 의견에 대해 보도한 기자 개인에 대해 '국가 원수를 모욕한 매국'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사회는 "이는 언론 통제의 한 형태이고 언론 자유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기사와 관련된 의문이나 불만은 언론사에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제기돼야 하고 결코 한 개인을 공개적으로 겨냥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은 완전한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오랜 기간 투쟁을 해왔다"면서 "각 당의 정치인들에게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기자를 비난하는 성명서가 현재도 민주당 홈페이지에 게시돼있다"면서 "기자에 대한 위협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즉시 철회돼야 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미국 블룸버그통신의 지난해 기사를 인용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게 해달라"고 말한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문제의 발언을 즉각 철회하라"고 비판했다.

당시 이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관련 기사를 쓴 블룸버그통신 기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악명 높은 기사"고 규정했다. 이 대변인은 해당 기자에 대해 "국내 언론사에 근무하다 블룸버그 통신 리포터로 채용된지 얼마되지 않아 그 문제의 기사를 게재했다"면서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 당시에도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했다.

17일 오후 현재 민주당 홈페이지엔 해당 기자의 실명이 적힌 이 대변인의 서면브리핑 전문이 게재돼있는 상태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17일 "외신기자까지 겁박하며 민주주의를 역주행시키는 민주당의 좌파독재 공포정치를 개탄한다"고 비판했다. 민 대변인은 "외신들의 입을 통해 집권여당에게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존중해 달라는 얘기가 나왔다"면서 "여당이 발 벗고 나서서 국제적 망국 행위를 하는 형국"이라고 했다.

민 대변인은 "과거 야당 시절 자신들이 그토록 강조하던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지금 문재인 정권하에서 보장되고 있는지 진지하게 되돌아보길 바란다"며 "즉각 외신기자에 대한 위협적 논평을 철회하고 사과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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