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거긴 만원 더 줘야 가요"…이런데 택시요금 올린다고?

등록 2019.04.08 21:38

수정 2019.04.08 22:22

[앵커]
최근 서울시는 택시요금을 20% 넘게 올렸고, 다른 지자체들도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요금이 오른만큼 질 좋은 서비스를 기대하기 마련인데, 아직도 일부 기사들이 부당 요금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해, 소비자 탐사대가 취재에 나섰습니다. 할증을 제멋대로 적용하고, 웃돈을 요구하기도 한다는데요.

김하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중교통이 끊긴 새벽 출근이 많은 직장인 선우경씨. 회사까지 택시로 보통 3만원이면 가는데 최근 호출로 부른 택시 기사가 5만원을 요구했습니다.

선우경 / 직장인
"(기사가) '내려줄테니까 새로운 택시 잡아서 가라'고, 새벽이기도 하고 무섭잖아요, 그래서 그냥 가겠다고..."

요금 미터기는 아예 누르지도 않았는데, 이런 '기사 마음대로' 택시 요금은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시흥에서 안성을 행선지로 말하니 출발하기도 전에 요금부터 말합니다.

택시 기사
"(중앙역 가주세요.) 여기서 중앙역은 2만 원에 나가요."

시흥능곡역에서 서울 광화문까지는 시계 할증 요금 외에 웃돈까지 요구합니다.

택시 기사
"(서울 광화문이오) 1만원 더 주세요. (왜요?) (올 때 빈차로 오잖아요.) (시계)할증 하시면 되잖아요. 시외는 어차피 붙는거예요."

더욱이 시계 요금은 행정 경계를 넘는 순간부터 적용하는 게 원칙이지만, 승객이 타자마자 시계 버튼을 누릅니다.

강원도의 한 유명 관광지는 외지인 바가지 요금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공원 관계자
"택시 계속 여기서 여기만 왔다갔다 해요. 주말에는 7~8대가 계속..."

취재진이 직접 택시를 타봤더니 시계 할증 구간이 아닌데도 제멋대로 적용합니다. 차가 출발하자 기사가 미터기에 손을 대고 2800원이던 기본 요금이 4060원으로 올라갑니다.

택시 기사
"(기본요금이 4천원이에요?) 변두리잖아요. 그쵸? 그러니까 할증이 올라가죠."

다른 택시도 마찬가지.

택시 기사
"이 정도 안받고 영업하는 차들 없어요 여기. 여기는 20km 떨어진 예외지역이야. 시내하고 달라요."

취재진의 행선지는 빈 차로 돌아오는 관광지여서 미터기 예외지역으로 45% 할증이 적용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미터기 예외지역은 시내처럼 먼거리에서 이들 지역으로 갈 때 적용할 뿐 같은 지역 내에서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강릉 시청
"정동진에서 썬크루즈(리조트)나 심곡 가는 쪽은 복합할증을 받게 되어있는데 콜을 부르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귀로하는 부분은 할증을 받으면 안되는 걸로 되어있거든요."

이처럼 일부 택시기사가 할증 조작 등으로 횡포를 부리자 인터넷에는 '바가지' 요금을 피하는 요령까지 공유됩니다.

"택시기사가 시외할증 버튼도 누르고 2천원도 추가로 더 받아요. 정말 이런 것들이 택시 운임비에 대해서 제대로 모르는 분들이 제일 많이 당할 수 있는 수법이에요."

택시 부당요금 신고 건수는 서울시에서만 2017년 103건에서 2018년 301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유형 별로는 시계 할증과 미터기 미사용 신고가 가장 많았습니다.

서울과 경기 등 지차제별로 택시요금이 줄줄이 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 10명 중 9명은 요금인상에도 서비스는 나아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현실, 누구의 잘못일까요?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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