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염색후 얼굴 시커메져"…헤나 부작용 주의보

등록 2019.04.29 21:30

수정 2019.04.29 22:06

[앵커]
새치로 고민하는 분들은 천연 성분으로 만들어진 헤나 염색제를 많이들 이용하는데요, 화학 제품보다 모발 손상이 적고 색도 오래간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그런데 헤나 염색을 했다가 얼굴이 까맣게 변하거나, 가려움을 호소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어, 소비자탐사대가 취재에 나섰습니다.

송무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6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헤나 염색을 한 뒤 하루하루가 고통입니다. 염색한 다음 날부터 피부가 간지럽더니 두 달 후부터는 얼굴이 시커멓게 변했습니다.

A씨 / 헤나 염색 피해자
"새벽에 계속 가려우니까 나도 모르게 긁은 거예요. 그러고 일어났는데 긁은 데가 막 진물이 이렇게 나는 거예요. 그러더니 입이 이렇게 부르튼 거예요…아휴."

얼굴은 물론, 목 부위까지 시커멓게 변해 병원을 찾아 갔는데, 헤나 부작용이었습니다.

A씨 주치의 / 한의사
"처음 오셨을 때는 거의 피부색 톤이 흑인의 피부색만큼 완전히 검으셨고요"

6개월 동안 치료에 1500만원을 썼지만, 아직도 얼굴 전체가 시커멓습니다.

인도 등에서 자라는 열대성 식물 헤나. 잎을 말려 가루로 만든 뒤 물과 섞어 바르면 모발이 짙게 염색됩니다. 화학 염색제보다 모발 손상이 적고 효과도 좋은 걸로 알려져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일부 헤나 염색제를 쓴 뒤 가려움과 발진, 얼굴 변색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이 곳곳에 있습니다. 피부가 검게 변하는 건 헤나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릴흑색증'.

전진곤 / 피부과 전문의
"헤나 염색에 의한 '릴흑색증'은 축적되면서 점차 (안면·목 등에) 색소침착이 되는 병입니다."

헤나 부작용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등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제품 속 화학성분이 문제일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천연 헤나만으론 검정색을 내기 어려워 화학물질을 첨가한 제품이 많다는 겁니다.

최정호 / 한양대학교 화학과 교수
"헤나 자체로만 했을 때는 거의 주황색이나 붉은색 정도의 색깔이 나오는 건데, 검은색이 진하게 나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화학(성분) 다른 걸 첨가해야 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헤나 부작용이 접수된 염색제 28개를 검사했더니 21개가 헤나 함량이 부족하거나 세균이 기준을 초과했습니다.

식약처 관계자
"헤나가 주성분인데 이게 90%가 안 나왔다는 거예요. 다른 걸(화학성분)로 대체될 수 있는 거고"

또 다른 문제는 이런 부작용 위험에도 헤나 염색이 상당수 불법업소에서 이뤄진다는 겁니다. 

[기자]
"이런 찜질방에서도 불법으로 헤나 염색 시술이 이뤄진다고 합니다."

찜질방 내 C 헤나방
(여긴 괜찮아요?) "(부작용) 특수 체질인 경우는 우리가 피할 순 없는 거고"

헤나 부작용 피해는 올 들어 매달 60건 꼴로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되고 있습니다. 부작용이 생기면 개인적으로 업체에 직접 피해 보상을 요구할 수 있지만, 제품과 부작용 인과 관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면 그마저 쉽지 않습니다.

헤나 제품 제조사 관계자
"각각 고객하고 상담을 드리는 부분은 있을 수 있겠지만 인터뷰는 하지 않거든요. (집단 피해에 대한 언론 취재는 응하지 않으시는 건가요?) 네, 죄송합니다."

피해자는 계속 느는데 올해 정부 단속에 적발된 불법 헤나 업소는 전국에서 11곳 뿐입니다.

A씨
"자꾸 사람을 기피하게 되고, 아프리카 갔다왔냐는 둥, 화상 입었냐…피부병인 줄 알고 저를 이렇게 피하시는 거예요."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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