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소비자뉴스9

[CSI] 겉은 아기용 식품, 성분 기준은 어른용 '꼼수'…왜?

등록 2019.05.13 21:30

수정 2019.05.16 15:26

[앵커]
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아기나 유아들의 식품은 이렇게 패키지부터 다르죠.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그림이나 알록달록한 색으로 꾸며져 있기 마련인데요. 그런데 이 겉모습만 믿고 구매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상당수 영유아 식품이 성인용과 같은 성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아이가 나트륨과 당을 어른 기준으로 섭취할 수 있다는 겁니다. 왜 이런 눈속임이 벌어지는 걸까요?

소비자탐사대, 송무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시중에 판매되는 영유아 식품은 분유와 이유식, 과자 등 다양합니다. 부모들은 영유아용 식품은 다를 거라 생각해 믿고 먹입니다.

김지연 / 서울 신원동
"아이들 위주로 나온거라 그냥 거기 맞춰서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하죠)."

하지만 몇 개월 이상 된 아이에게 먹이라는 '권장 섭취 연령' 표시가 없고, 판매원도 잘 모릅니다.

마트 관계자
(몇 살부터라는 말이 없어가지고) "돌은 지나야 될 것 같은데…돌 지났어요?"
(네, 돌은 지났어요) "먹어도 될 것 같아요, 그럼."

확인해보니 상당수 제품이 '영유아용' 또는 '섭취 권장 연령' 표시가 없습니다.

아이가 먹는 분유입니다. 생후 12개월 이후부터 먹을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요. 여기 옆에 똑같이 아이가 먹는 스낵은 권장 연령에 대한 정보가 아예 없습니다.

왜 그런 걸까. 영유아식품으로 인정받으려면 살균과 멸균 과정 등 까다로운 제조 기준을 통과해야 하고, '영유아용' 표기와 '섭취 권장 연령'도 표시해야 합니다.

식약처 관계자
"(2017년) 정리가 된 거예요. 영유아 기준에 맞게 제조하고 그렇게(영유아용으로) 표방한다면 거기에 맞춰서 해라…"

그런데 업체들이 강화된 기준에 맞추기 힘들자 영유아용 식품 인정을 포기하고 일반식품으로 판매하는 겁니다.

그렇다 보니 겉모양만 영유아용처럼 만들고 성분 기준 등은 성인용에 맞춰진 게 많은데, 영유아는 나트륨과 당 일일 섭취 권장량이 성인의 절반 수준이어서 이들 식품을 많이 먹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강재헌 /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성인 기준으로 하면 거의 두 배 이상 (섭취량이) 많은 거죠. 당류를 과다 섭취하면 비만과 그로 인한 만성질환을 유발할 가능성…"

따라서 섭취 권장 연령을 표시해줘야 하지만 최근 소비자단체가 영유아 과자 30개를 조사한 결과, 섭취 권장 연령을 표시한 제품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식품업체 관계자
"(섭취 월령은) 연락을 주시면 안내를 드리고 있고요, 전화 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선 모양만 영유아용인 식품을 먹여도 되는지 답답한 상황.

장은지·안지훈 / 서울 삼성동
"어른 기준인지도 잘 몰랐어요…당연히 함량 같은 것도 아이들 나이대에 맞는 적정량으로 표시가 돼야지…"

하지만 업체 측은 영유아 제품 기준이 너무 까다로워 맞추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식품업계 관계자
“(영유아) 과자를 만들 때 전 공정을 다 멸균할 순 없잖아요?” 모든 영유아 업체들은 다 해당되는 상황이고…”

결국 일부 업체의 꼼수 마케팅에 소비자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A씨
"애들 그림 있거나 누가 봐도 애기 메이커잖아요. 아기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는 적정 연령 몇 개월부터 몇 개월까지 이런 표기가 정확히 되어 있으면 좋겠어요."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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