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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화웨이 부품'과 '파로호' 사이…난감해진 한국

등록 2019.05.28 21:32

수정 2019.05.28 21:43

[앵커]
요즘 중국도 우리를 대하는 태도가 심상치 않습니다. 중국의 한 언론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가담하면 파국을 맞는다고 했고,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이 참패한 '파로호 전투'의 '파로호'란 지명까지 바꾸라고 은근히 압박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도를 넘는 중화주의에 오늘의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깨뜨릴 파 자에 오랑캐 로, 1951년, 국군과 미군 등 UN 연합군이 중공군 2만 명을 전멸시킨 뒤, 지금의 이름이 붙었죠. 중국 입장에선 쓰디 쓴 패배의 기억.

이에 중국 언론은 지난해부터 우리 청와대에 직접 파로호 이름을 바꿀 것을 요구하며 요구하며, '개명 여론' 분위기 조성에 나섰습니다.

다만 외교부는 중국으로부터 파로호 지명변경을 공식 요청받은 적도 없고, 지방정부에 변경을 요구한 적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면서도 외교부는 "냉전시대 역사는 잊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여지는 남겼죠.

지자체도 딱 부러지게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화천군
"지금 단계에서는 답변이나 인터뷰가 어렵습니다."

수십년째 파로호 인근에 살고 있는 지역민들 여론은 좋지 않습니다.

주민
"우리는 절대 반대죠. 여기가 파로호로, 내가 알기만 60년이 넘었는데 이제와서 바꾼다는 것은 말도 안되고."

정작 중국은 한국전 당시 자신들이 유리했던 전투는 띄우기에 바쁩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7일과 19일, 관영 방송을 통해, '상감령 전투'와 '장진호 전투' 관련 영상물을 긴급 편성하고, 이들 전투를 '항미원조 전쟁'의 승리로 미화하며 자화자찬했습니다.

이어 지난 26일, 화웨이 런정페이 회장은 미중 기술 전쟁을 '상감령'전투에 비유하며 "우리는 총검을 들고 백병전을 벌여야 한다. 고지를 기어오른 뒤 결국 정상에 설 것"이라 말했죠.

런정페이
"우린 장기전을 준비해왔습니다. 단기전이 아니죠. 우린 긴 싸움을 통해 더 강해질 겁니다."

중국 화웨이 임원은 국내 기업을 돌며 '부품을 끊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하죠. LG 등 우리 대기업이 '화웨이와 거래하지 말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란 겁니다.

중국 현지 분위기는 더 험악합니다. 중국의 한 언론은 "한국이 미국에 동참한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 했고, 중국 네티즌들은 노골적으로 '제2 사드 보복'을 언급하기도 합니다.

국가 차원의 분쟁에, 우리 기업들은 눈치만 볼 수밖에 없습니다.

관련 업체 관계자
"저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상황 변화에 주시하며 대응책을 마련한다 이게 제일 베스트."

총성만 없을 뿐, 우리 경제를 옥죌 수 있는 미중 양국의 경제 전쟁. 구한말 시대, 조선이 왜 나라를 잃었는지, 그 때의 교훈을 되살펴야 할 때입니다.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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