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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고급호텔 헬스장 "고령회원 거부"…왜?

등록 2019.05.28 21:37

수정 2019.05.28 21:54

[앵커]
나이가 들수록 운동을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죠. 그런데 고급호텔의 헬스 클럽에선 고령 회원의 가입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안전사고의 위험을 거론하지만, 속내는 따로 있습니다.

소비자탐사대 황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령사회로 접어든 대한민국. 체육공원은 물론, 구민 체육시설, 사설 피트니스 클럽 등... 어디를 가나 운동하는 고령자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이장순/80세] "혈압이 안오르고 치매예방에 좋고 건전한 마음이고. 병이 없어요." 그런데 운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곳이 있습니다.

첨단 시설과 트레이너를 자랑하는 고급호텔 피트니스 클럽.

A씨 / 64세
" '나이 제한 때문에 승인이 안떨어지니까...자기네들이 (호텔 헬스장) 회원권 판매를 할 수 없다'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고령자라는 이유로 회원 가입이 거절당한 건데...저는 오늘 70살 어르신을 모시고 호텔 피트니스 클럽이 가능한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회원권) 갯수는 여유있게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에 기다리시거나 그런 경우는 없으실 거에요."

하지만 나이 제한에 걸립니다.

A호텔 관계자
"저희는 원래 연령대는 연회원은 60세 정회원은 65세로..."

또 다른 호텔...

B호텔 관계자
"(나이가 70세인데) 그러시면 너무 죄송하지만 힘드실 것 같은데요."

5성급 호텔 세 군데를 알아봤는데, 모두 회원 가입이 거절됐습니다.

호텔 헬스장 회원권 거래소도 마찬가지. 거래소에 등록된 호텔 헬스장 26곳 가운데 21곳이 가입 연령을 제한합니다.

호텔 측은 안전을 이유로 고령자 이용을 제한한다는데...

C호텔 관계자
"저희가 운동하시거나 이러셨을 때 안전사고가 많이나요."

D 호텔 관계자
"호텔들은 평균 연령대가 굉장히 높거던요. 그러다 보니까 사고율도 높고..."

속사정은 좀 달라 보입니다.

E 호텔 관계자
"연세 많은 분들이 많다 보니까 그런 컴플레인(불만)이나 그런 게 많다고 하더라고요."

F 호텔 관계자
"나이 제한을 둬버렸어요. 왜냐하면 클럽이 시간이 흐르면서 (분위기가) 고령화되다 보니까...XX호텔 가시면 평균 연령이 75세 될 정도로 굉장히 올드하거든요."

업계에서도 안전을 이유로 고령 이용자를 제한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

"나이 제한은 전혀 없죠. 저희가 80대 넘으신 회원님들도 많이 계시고." 

7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매일 운동하는 사람 비율은 14%에 달해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가장 높았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운동 시설물 접근이 거부되는 게 현실입니다.

윤명 /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안전요원이라던지 시설물의 안전점검을 더 강화해야할 부분인 것이지 이게 고령층의 연령은 사용할 수 없다라는 것은 오히려 차별하는 행위."

일부 호텔의 석연찮은 이용 제한에 노인들만 서럽습니다.

A씨 / 64세
"아직은 건강하다고 생각을 하고 내 나이에 나이 먹었다고 생각은 안하는데"

소비자탐사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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