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민심과 조국, 그리고 지소미아

등록 2019.08.23 21:47

수정 2019.08.23 21:58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그린 영화 '나랏말싸미'입니다.

"자중자애하십시오"

신하 정인지가 한글에 관심을 갖는 세종에게 직언하자 세종이 정색을 합니다. 

"아무리 물러터진 왕이라도 역린은 있다…"

역린이란 용의 목에 거꾸로 돋은 비늘입니다. 잘못 건드렸다가는 반드시 죽음을 당한다고 하지요. 용은 임금을 상징하기에, 역린은 신하가 건드려선 안 될 왕의 노여움을 뜻합니다. 이 고사성어가 요즘에는 국민적 분노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곤 합니다.

바로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딸의 입시 행태가 그렇습니다. 지금 조 후보자를 향한 민심이 어떤지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명확하게 짚었습니다.

"20~30대는 상실감과 분노를, 40~50대는 상대적 박탈감을, 60~70대는 진보진영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청와대와 집권당 생각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조 후보자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일 경제전쟁 와중에 쏟아졌던 국민적 비판을 지워버리려는 정략적 의도"라고. 그러면서 언론에게는 "광기 어린 가짜뉴스를 자제하라"고 했습니다.

조국 파문은 모든 관심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맞습니다. 뜨겁던 한일관계 이야기가 쑥 들어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광기가 아니라 국민의 좌절과 분노가 빚어낸 현상입니다. 청와대가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 지소미아를 파기하기로 하자 한국당이 "조국 문제를 덮으려는 물타기" 라고 했습니다.

조 후보자 의혹을 정략적 의도라고 했던 민주당 반응과 닮은꼴입니다. 하지만 민주당 시각처럼, 한국당 시각 역시 저는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설마 국가 안보에 관한 중대 사안을 정략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무엇을 위한 지소미아 파기인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근래 잠잠해진 한일 갈등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한 미 일 삼각 안보협력 체체를 뒤흔들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길 위험이 불 보듯 환합니다. 그래서 국익과 안보를 해치는 자해가 아니냐는 시각에도 정부와 청와대가 귀를 귀울여야 합니다.

8월 23일 앵커의 시선은 '민심과 조국, 그리고 지소미아'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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