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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지키는 사람들] '난개발에 맞서는 문화재 파수꾼'…함안 아라가야향토사연구회

등록 2019.10.14 08:47

수정 2020.10.02 01:50

[앵커]
로컬기획, '지역을 지키는 사람들' 그 다섯번째 순서입니다. 경남 함안은 가야시대의 수많은 고분이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도시개발로 지역 고분과 유적이 훼손 위기에 처하자 이를 지키기 위해서 향토사연구회를 만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성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입니다. 1500년 전 아라가야 지도층의 무덤 113기가 나온 곳입니다.

함안군은 1995년, 군청사 옆 고분 추정 부지에 의회 건물을 짓기로 했습니다. 2년 전 첫 출범한 아라가야향토사연구회는 즉시 반발했습니다.

회원이 10여 명인 작은 민간단체였지만, 문화재를 지키려는 마음 하나로 행정기관과 맞섰고 결국 공사를 중단시켰습니다.

이순일 / 아라가야향토사연구회 부회장
"국회, 청와대, 다 건의문을 보냈습니다. 보내고 그래도 안되니까 저희들이 집회 신고를 했죠. 공사장에서 드러누울 심정으로…."

연구회는 1999년 고분군 근처 야산에 들어서려던 학교와 아파트 건설도 막아냈습니다. 연구회는 유적 발굴을 제안했고, 가야 왕궁터로 추정되는 유적과 유물이 쏟아졌습니다.

연구회는 지난 2015년 함안군이 정부에서 받은 고분 정비 예산 10억원 반납도 이끌어 냈습니다. 고분 유적은 조경이나 정비보다 보존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황복희 / 회원
"유적이라는 것은 멋지고 아름답기 보다는 원형 그대로 있는 그대로 우리가 보고 느끼고 하는 거라 생각을 합니다."

연구회는 지난 2002년 문화유적 분포 지도도 만들었습니다. 회원들이 3년 동안 지역 구석구석을 일일이 찾아다녔습니다.

공무원들이 개발 관련 행정절차 과정에서 이 지도를 참고해, 난개발로 유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조희영 / 아라가야향토사연구회장
"문화재가 어느 위치에 있으니까 그 지역에 허가를 낼 때는 이 지도를 보고 살펴봐서 유적 유물을 확인하고 난 뒤에 허가를…."

연구회는 또 관광시설 난개발을 막기 위한 고분 유적 주변 개발 제한 대책도 지자체에 건의했습니다.

정부와 각 기관은 지난 10여 년 동안 잇따라 표창장을 제안했지만, 아라가야향토사연구회는 주민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모든 표창장을 거절했습니다.

TV조선 이성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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