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공정위 온다, PC 숨겨라"…CCTV에 '증거은폐' 딱 걸린 현대重

등록 2019.12.18 21:37

수정 2019.12.18 21:47

[앵커]
하도급 업체에 갑질을 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앞두고 있던 한국조선해양이 증거를 숨기려다 적발됐습니다. 당시 현대중공업이었던 이 회사는 컴퓨터와 하드디스크를 대규모로 빼돌리는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송병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작업복 차림의 사람들이 엘리베이터에 박스를 가득 싣습니다. 3일 뒤엔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를 옮깁니다.

모두 당시 현대중공업 직원인데, 지난해 8월 공정위 조사가 임박하자 증거를 숨기는 장면입니다. 이 회사는 올해 '한국조선해양'으로 이름을 바꿔 지주회사가 됐고, 같은 이름의 현대중공업을 새로 자회사로 설립했습니다.

윤수현 /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거래정책국장
"한국조선해양은 제출을 거부하고 이를 은닉 또는 폐기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들은 메신저를 통해 "공정위 조사가 나오니 PC를 바꿔야한다" "PC교체가 되지 않아서 윗분들이 쪼고 있다"는 등의 대화를 주고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273개 하드 디스크와 101대 컴퓨터를 교체했습니다.

여기엔 단가를 후려치거나, 207개 업체에 5만여 건의 계약서를 늦게 주는 등 갑질의 증거가 있었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증거를 숨길 의도는 아니었고, 노후 제품을 교체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
"(공정위) 조사 2개월 전에 성능개선을 위해서 노후PC를 교체한 건데, 이거는 조사 방해 의도가 전혀 없었고…"

공정위는 회사와 직원에게 1억2500만원의 과태료를 매기고, 하도급 갑질 행위에 대해선 20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TV조선 송병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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