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김정은의 크리스마스 선물

등록 2019.12.23 21:48

수정 2019.12.23 21:55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생각나는 영화지요? '나홀로 집에'서 개구쟁이 케빈이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사람은 이웃집 할아버지입니다.

"조심해!" 

하지만 할아버지는 결정적 순간 케빈을 구해줍니다. 아들과 화해하고 손주를 껴안습니다. 케빈도 할아버지도 최고의 성탄 선물은 가족입니다. 현실의 크리스마스에서는 혼자 살다 세상을 뜬 영국 어느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지난해 성탄절을 앞두고 이웃집 두 살 아이에게 줄 14년치 선물을 곱게 포장해놓고 떠났지요.

문학에서 가장 감동적인 성탄 선물은 오 헨리 단편의 가난한 부부 선물일 겁니다. 남편은 시계를 팔아 아내의 머리빗을 사고, 아내는 머리카락을 잘라 남편의 시계줄을 사지요. 구두쇠 스크루지가 뉘우친 뒤 평생 처음 해본 크리스마스 선물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스크루지는 가련한 종업원에게 칠면조를 들고 가며 진정한 행복을 맛봅니다.

이렇듯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누구에게나 아련한 추억과 행복을 안겨주는 것이 크리스마스 선물이지만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들먹이는 것만은 반갑지 않은 일입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 무엇이 될지는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으름장을 놓더니 대륙간 탄도미사일 설비공장을 증축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중앙군사위를 소집해 자위적 국방력, 즉 핵무력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그가 중앙군사위를 연 곳은, 올해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을 처음 말했던 노동당 본관 일층입니다. 그리고 미국에게 연말 시한을 내세운 곳이 4월 최고인민회의였습니다. 그렇게 1년을 끌고 온 엄포가 이제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김 위원장이 고르고 있을 선물 목록으로는 ICBM, 인공위성을 가장한 로켓, 잠수함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이 거론됩니다. 무엇이 되든 세계를 향한 최악의 크리스마스 선물일 수밖에 없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제 곧 당 전원회의에서 선물을 공개하고 신년사쯤에서 '새로운 길'을 구체적으로 선언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행동에 들어간다면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너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비건
"이날(크리스마스)이 (우리를) 평화의 계절로 인도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희망합니다…”

김 위원장은 미국에게 셈법을 바꾸라고 하지만, 남은 길은 스스로 생존 셈법을 바꾸는 것밖에 없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언젠가는 진짜 크리스마스 선물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게 될 날이 오기를 바라겠습니다.

12월 23일 앵커의 시선은 '김정은의 크리스마스 선물'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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