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통화스와프, 금융위기급 '안전판'…600억 달러 '마이너스통장' 보유한 셈

등록 2020.03.20 21:33

수정 2020.03.20 21:39

[앵커]
이렇게 오늘 국내 증시를 안정시킨 일등 공신은 미국과 맺은 600억 달러의 통화스와프입니다. 이번 조치는 특히 전 세계적인 금융불안을 우려한 미국의 선제적인 조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고, 우리로서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가져다 쓸 수 있는 600억 달러 마이너스 통장을 갖게 된 셈입니다.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여러분들이 좀 더 알기 쉽게 최원희 기자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리포트]
여기 A란 기업이 있습니다. 원자재 결제 대금을 달러로 치러야 하는데, 국내에 달러가 없다면 어떡하죠. 원화가 아무리 많아도, '흑자부도'를 맞게 됩니다. 외환보유고가 바닥났던, 1997년 우리의 모습이 바로 이랬습니다.

통화스와프는 한마디로 '달러 마이너스 통장'입니다. 혹시라도 한국은행의 달러가 바닥날 것 같은 사태가 벌어져도, 미국에 원화를 맡긴 다음, 약속된 한도 내에서 달러를 받아올 수 있습니다.

이번에 맺은 한미 통화스와프는 600억 달러 규모입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092억 달러인데, 15% 정도 추가 여유가 생기는 겁니다. 평시라면 미국 입장에서도 기축통화 통제력이 떨어지게 되니 이런 조치가 달갑지 않습니다.

그래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300억 달러 통화스와프 체결을 위해, 우리는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호소까지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미국도 사정이 급하다보니,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입니다. 다른 나라들이 달러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 미국이 쏟아내는 경기부양책에 찬물을 끼얹는, 이른바 '리버스 스필오버(역전이)'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주열 / 한국은행 총재
"다른 나라로 전이돼서 이것이 전체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지니까, 미국이 기축통화국으로서 달러화에 대한 부족현상을 완화해야겠다는..."

미국은 이번에 우리나라 뿐 아니라 덴마크, 브라질, 호주 등 총 9개국과 동시에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TV조선 최원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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