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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위안부 문제, 해결하고 왔다고 말하고 싶다"

등록 2020.05.09 19:44

"우리가 아직 목숨이 붙어있을 때 'I'm sorry' 그 한 마디가 그렇게 어렵습니까? 후세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지 않으려면 더 늦기 전에 인정하고 사과하세요!"

2007년 미국 하원 위안부 피해 청문회에서 자신이 겪은 일을 영어로 또박 또박 증언하는 이 장면은 먹먹한 감정과 눈물을 자아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실제 이야기입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앞장서 왔죠. 그래서 '수요 집회 중단 선언'은 놀랍기도, 의아하기도 합니다.

이용수 할머니
"저는 수요 데모는 마치렵니다. 전국의 할머니들을 위해가 그 돈을 내는 겁니다, 모금을 내는 건데. 이것을 전부 할머니들한테 쓰는 게 아니고 도대체 어디에 쓰는지 쓰는 적이 없습니다."

이 할머니는 30년 가까이 함께 해 온 시민 단체에 이용 당할만큼 당했다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기부금 영수증을 공개하며 할머니의 기억을 탓했고 여권에선 배후설을 꺼냈습니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는 것이 참 쓰라립니다. 그럼에도 성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위안부 합의 당시 할머니들이 배제 됐는지는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위안부 문제는 피해자 할머니들이 주체이고 정치적, 이념적 고려가 담겨선 안 될 사안입니다.

문재인 정부도 한일 합의를 '피해 당사자가 배제된 정치적 합의였다'며 파기했습니다만 과연 여기에 정치적 의도가 없었는지 되돌아 봐야 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집회는 증오와 상처만 가르친다' '교육과 대화로 풀어야한다'는 할머니의 말은 새겨들을만 합니다.

그런데 이제 사과 받을 할머니는 18명만이 생존해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2018년 8월 15일)
“나와 함께 200살까지 살아서 저 하늘에 계신 할머니들한테 ‘해결하고 왔다’고 해주겠느냐”

이용수 할머니의 이 바람이 이뤄지려면 지금 이럴 시간이 없습니다.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위안부 문제, 해결하고 왔다고 말하고 싶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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