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뭐가 그리 당당한가

등록 2020.05.18 21:51

전남 고흥군 발포리, 오동나무 우거진 바닷가 언덕 너럭바위에 이런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뜰의 오동나무도 나라의 것…"

이순신 장군의 청렴강직을 기리는 오동나무터입니다. 이곳 발포에 부임한 젊은 장수 이순신에게 직속상관인 전라좌수사가 군관을 보냈습니다. 관아 뜰에 있는 오동나무를 베어가 거문고를 만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장군은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오동나무는 나라의 재물이다. 누구도 함부로 베어갈 수 없다…"

서울 봉은사에 있는 이 승탑은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을 지낸 임성 스님의 행적을 담고 있습니다. 스님은 월정사와 해인사 총무로 일할 때 늘 주머니 둘 달린 옷을 입었다고 합니다. 오른쪽 주머니엔 공금을, 왼쪽 주머니엔 사비를 넣어, 둘이 섞이지 않게 한 겁니다. 스님들이 밤중에 사사로이 호롱불을 켜면 꼭 기름값을 받아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의 문제 제기를 시작으로 잇따라 불거지는 정의연과 정대협 관련 의혹들을 보면서 이런 속담을 떠올립니다.

"주머닛돈이 쌈짓돈…"

가족끼리는 내 돈, 네 돈이 따로 없다는 얘기지요. 하지만 이런 생각이 기부금과 나랏돈으로 운영하는 공적 단체 살림에도 적용된다면 곤란합니다.

윤미향 당선인의 아버지가 위안부 쉼터에 관리인으로 머물며 쉼터 운영비를 받은 데 대해 정의연이 사과했습니다. 쉼터에는 정작 위안부 할머니들은 거의 모시지 않았다고 합니다. 기부금으로 쉼터를 매입하고 최근 매각한 경위와 금액도 석연치 않습니다.

윤 당선인 개인계좌로 일부 기부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윤 당선인은 이용수 할머니의 기억을 문제 삼았다가, 모든 일이 친일 모략극이라더니 결국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데에 깊이 사과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퇴는 거부했습니다.

기념식에서 흔히 하는 인사말 공사다망은 '공적, 사적으로 두루 바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공과 사를 구분 못하면 '공적으로 사적으로 다 망한다'는 우스개로도 쓰이곤 하지요. 우리 주변에는 세상의 공정과 정의를 모두 독점한 듯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시인은 그런 사람들에게 착각하지 말라고 일침을 놓습니다.

"나만은 다르다. 이번은 다르다. 우리는 다르다…"

5월 18일 앵커의 시선은 '뭐가 그리 당당한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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