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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윤석열 임명장'과 '정경심 표창장'

등록 2020.05.21 15:24

수정 2020.05.21 15:59

[취재후 Talk] '윤석열 임명장'과 '정경심 표창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 연합뉴스

정경심 교수
"그러니까 이런 가능성은 없는 거죠? 인터넷으로 예를 들면 이미지를 갖다가 그 위에다가 이렇게 엎어가지고 찍거나 그럴 가능성은 아예 없는거죠?"

동양대 직원
"그거를 뭐 직원이나 누가 악의적으로 그 직인대장의 도장을 스캔을 떠 얹을라 그러면 얹을 순 있겠죠."

정경심 교수
"진짜?"

동양대 직원
"직인을 찍잖아요. 이개 빨간색 인주로 우리는 항상 찍어나가거든요."

정경심 교수
"이게 컬러 프린팅이 아니고?"

동양대 직원
"네네, 그러다 보면 그 인주 묻어있는 부분을 손으로 이래 문질러보면 지워지지 않습니까."

정경심 교수
"그래요?"

동양대 직원
"네 그렇게 되죠."

정경심 교수
"아…."

지난달 8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서 검찰이 공개한 녹취파일 일부다.

정경심 교수는 남편인 조국 전 법무장관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하루 전이던 지난해 9월5일 동양대 직원에게 전화해 상장서식 직인을 직접 찍지 않고, 출력해 발급하는 경우도 있는지 집요하게 물었다.

검찰은 이를 표창장 위조 혐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증거로 봤다. 재판부 역시 동양대 강사휴게실에 있던 정 교수 컴퓨터에서 총장 직인파일이 나온 경위와 함께 본인 해명을 요구했었다.

21일 열린 속행 공판에서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잘 모르는 상황에서 (다른 PC에서) 옮겨온 것으로 추정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다만 정 교수 측은 당시 수료증 직인에서 인주가 묻어나는지 궁금해한 이유와, 자신의 PC에서 나온 직인 이미지 파일에 대해선 "과거 오랜 기억"이라며 밝히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취재후 Talk] '윤석열 임명장'과 '정경심 표창장'
윤석열 검찰총장 / 조선DB


정 교수가 자녀를 시켜 동양대 상장서식을 만져보게 했다는 그 즈음, 임명장에 손바닥을 얹어 잉크가 묻어나는지 확인했던 이가 있었다. 바로 윤석열 검찰총장이다.

지난해 7월25일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은 윤 총장은 웅동학원에서 시작돼 딸 논문 제1저자와 표창장 논란에 사모펀드까지 무수한 의혹에 조국 당시 후보자 측이 내놓는 해명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임명장에 손을 얹어봤었다고 한다.

윤 총장은 최근 주변에 "임명된 지 두 달만 지났어도 고민은 덜했을 것"이라며 당시 일화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눈덩이 의혹에 고발장까지 차곡차곡 쌓였지만, 지난해 8월 강제수사 돌입을 놓고 고민도 적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윤 총장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의 발언이라며 공개했던 "내가 봤더니 조국은 문제가 많은 사람이다. 절대로 법무부 장관이 되면 안 된다"는 주장도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대 여당의 탄생은 검찰에 또 한 차례의 외풍을 예고한다. 수사는 물론 공소유지에서도 검사 개개인이 감당하기 힘들어질 것이란 검찰 안팎의 우려도 감지된다.

윤 총장이 최근 조국 수사개시 당시 고민을 주변에 털어놓은 것도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 등 진행중인 수사와 정치 사이의 칸막이 역할이 점점 힘들어질 수 있음을 예감한 것일 수 있다.

임명장에 손을 얹었던 윤 총장의 당시 결론은 간명했다. "그 때 임명장 잉크는 말라 있었다"였다. / 정동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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