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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미안해하지 마세요. 만나요"…친부 인정 승소한 강미숙씨

등록 2020.06.14 19:32

수정 2020.06.15 13:40

[앵커]
두 살때 미국으로 입양된 여성이 30여년이 흘러, 친아버지를 찾았지만 만남을 거부당했습니다. 결국, 재판을 통해 부녀 관계를 인정받았고 다음주 아버지를 만나게 됐는데, 친어머니까지 만날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 간절한 사연을 한송원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1983년, 충북 괴산의 주차장에 버려졌던 두살배기 아기, 이듬해 미국 가정에 입양돼 고국을 떠나야했습니다.

네덜란드인 남편과 결혼해 낳은 딸이 2살이 되던 해, 딸의 모습에서 예전 자신을 떠올리며 친어머니 생각이 짙어졌습니다.

강미숙 / 1984년 해외 입양인
"딸이 2살이 되던 때, 저는 아이와 깊은 유대감이 있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고, 내 딸에게서 당시 제 자신을 봤어요."

2016년 고국을 오가며 친부모의 흔적을 찾아나섰고, 유전자자료은행 사이트에 등록된 사촌을 통해 친아버지의 정보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친아버지는 손사래를 치며 거부하기만 했습니다.

강미숙
"저를 한번 이렇게 쭉 보더니, 손사래를 막 쳤어요. 아직도 아버지가 저의 존재에 대해 알았는지 모르겠어요."

강미숙씨는 결국 '부녀 관계라는 사실을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냈고, 이겼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은 유전자 검사 결과를 근거로 강 씨에게 친생자임을 선고했습니다.

강미숙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인터넷에 글도 올리고, 혼자 여기까지 오는 길이 너무 힘들었다."

외신들은 입양아들이 뿌리를 찾을 수 있는 '기념비적 판결'이라며 강씨를 운동가나 활동가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강미숙
"저는 활동가도 아니지만, 한국이 지난 1988년부터 이어져온 세계 최대의 입양아 수출국이라는 그 이미지를 바꾸고 싶고"

법원의 판결에 따라 강씨는 다음주 아버지를 만납니다. 드디어 친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에 한 걸음 더 다가갔습니다.

강미숙
"엄마, 여기까지 많이 일 있었는데,미안해하지 마세요. 그냥 오세요. 말하고 싶어요."

TV조선 한송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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