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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앵커가 고른 한마디] 강남불패와 대통령의 장담

등록 2020.07.04 19:45

수정 2020.07.04 19:51

영화 '강남1970'
"땅이 생각보다 재미가 쏠쏠하네요"
"대한민국 비좁잖아 두고 봐 이제 땅만한 노다지가 없을테니까"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70년대, 영동 개발 계획으로 논밭 뿐이던 지금의 양재역 사거리, 말죽거리에 돈이 몰리면서 말죽거리 신화가 생겨났습니다.

그때 서막이 열린 '부동산 강남 불패'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꺼질 줄 모릅니다. 지난 3년간 강남 집값 만큼은 잡겠다고 벼르던 청와대도, 이 신화 앞에서는 초라해지는 것 같습니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자신의 지역구인 청주 아파트는 내놓고 반포 아파트를 남겼습니다. 이를 두고 '강남 집값은 계속 오른다' 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도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투기를 부추기는 신호가 된 적이 있습니다. 집값이 급등한 지역 7곳을 '버블 세븐'으로 지목하며 핀셋 규제했는데, 시장은 오히려 곧 값이 오를 '유망지역'으로 받아들여 거품이 더 부풀었습니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직접 사과했습니다.

노무현 / 전 대통령 (2007년 신년연설)
"부동산, 죄송합니다. 너무 미안합니다. 올라서 미안하고,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한 번에 잡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이번에 같은 이유로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0년 7월 3일)
"부동산 시장의 이런 불안한 모습을 보여드려 송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청와대 참모들과 장관들, 그리고 집권 여당의 다주택자들이 대통령의 지시마저 어기며 집을 움켜쥐고 있는 한 부동산 정책의 청신호가 켜지기는 어려울 겁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자신있다“고 했고 올해 신년사에선 승리까지 장담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2020년 신년사)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겠다"

그런데 서민들과 젊은 세대의 내 집 마련 꿈은 갈수록 멀어지고 있습니다.

노무현 청와대에서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교수는 문 대통령이 일본처럼 우리도 집값이 폭락할 테니 집을 사지 말고 기다리라고 말했다고 최근 전했지요. 상당수 여권 인사들이 집을 팔지 않으려고 하는 까닭은 대통령의 이런 장담이 믿기지 않기 때문 아닐까요?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강남불패와 대통령의 장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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