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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코로나 위기, 간토 대지진 때 조선인 학살처럼 움직일 수 있어"

등록 2020.07.13 13:51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간토(關東) 대지진 후 벌어진 조선인 학살 사건을 거론하며 코로나19 상황 속 배타주의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무라카미는 12일 마니이치신문과 인터뷰에서 "이러한 위기적 상황에서는 간토 대지진 때 조선인 학살처럼 사람들이 이상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며 "그런 것을 진정시켜 가는 것이 미디어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무라카미는 앞서 진행된 라디오 방송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뒤 사람들이 폐쇄적으로 변한 부분이 있다며 나치 독재자 히틀러의 말을 인용해 "분별력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목소리에 위화감을 느낀다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자국 중심주의가 강해진 것을 두고 '위기적 상황'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간토 대지진은 1923년 도쿄를 비롯, 혼슈 동부 지방을 강타한 규모 7.9의 대지진으로 10만 명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다.

당시 대지진으로 민심이 흉흉해지자 "재일조선인(또는 중국인)이 폭도로 돌변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 약탈을 하며 일본인을 습격하고 있다"는 유언비어가 나돌았고 일본인들은 자경단을 조직해 6000명에 이르는 재일조선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

일본 정부와 언론이 앞장서서 선동하고 방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제대로 된 진상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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