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포커스] "14일은 28년만에 택배 없는날"…조삼모사에 한숨

등록 2020.08.13 21:46

수정 2020.08.13 21:51

[앵커]
택배 기사들이 내일 28년 만에 처음으로 평일에 휴일을 갖습니다. 정부와 택배업계가 8월 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한 건데요. 코로나로 물량 급증이 늘면서 누구보다 격무에 시달렸던 이들에겐 꿈같은 휴식이지만, 일부업체는 내일도 배송을 이어가고, 휴식 이후 쏟아질 일거리 걱정에 17일 임시 공휴일도 반납하는게 현실입니다.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쏟아져 나오는 택배를 쉴새 없이 분류하고, 빈틈도 없이 차량에 가득 싣고 출발합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고 달리고, 숨이 찰 정도로 계단을 올라 배송을 완료하죠.

"택배 왔습니다"

비가 오나 더운날이나 배송을 위해 뛰고 달리는 택배기사들.

택배 노동자들은 하루에 12시간 넘게 일하고 월평균 25.6일을 근무합니다.

택배 노조가 파악한 올해 상반기 과로로 숨진 택배기사는 5명입니다.

서한미 / 사망 택배 노동자 아내
"택배를 시작하고 8년 만에 처음으로 애들과 여행을 간다고, 다음날 아침에 깨웠는데 애들 아빠가 죽어있었습니다"

잇따른 과로사에 가족들은 항상 마음 졸이고,

서형주 / 사망 택배 노동자 유가족 (지난 11일)
"한 달에 한 명씩 노동자들이 사망을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분들 아파도 병원 갈 시간이 없고, 대신 일해줄 사람이 없고"

업무 환경을 개선해달라는 목소리는 끊임없이 나왔죠.

"택배 노동자 처우 개선하자! 개선하자!"

결국 택배 회사와 노동자가 머리를 맞대 결과물을 만들어 냈습니다. 

주요 민간택배 업체와 우체국은 택배 노동자들에게 내일 하루 휴가를 주는 '택배 없는 날'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28년만에 처음 받는 하루짜리 휴가인 셈입니다. 기사들에겐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죠.

택배기사
"좋죠 휴가 받는 기분이죠. 저희가 따로 휴가가 없잖아요. 휴가 없이 맨날 일만 하다가"

하지만 걱정이 앞섭니다. 내일 하루 배송을 쉬면 다음 배송일에 물량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죠.

결국 임시공휴일인 17일에는 다시 일을 해야 합니다.

택배회사 관계자
"업무공백이 길어지면 소비자 혼란이랑 거래 업체들 상황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4일간 연휴를 계속 할 수 없어서"

이런 조삼모사식 일회성 휴일보다 근무 제도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택배기사
"돌아가면서 쉬는 날이 하루 더 있으면, 돌아가면서 하면 회사가 잘 돌아가니까"

28년 만에 휴가를 얻은 택배 노동자들, 이들의 고된 애환을 해결해 주기엔 내일 하루라는 시간은 너무 짧지 않을지...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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