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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가 고른 한마디] 추미애의 공정과 정의

등록 2020.09.06 19:46

수정 2020.09.06 20:28

대학생 민주당원 이소라
"'능력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특권을 그들이 누릴 수 있게 허락한 대한민국의 현실 속에서..."

2016년 최순실 사건 때 추미애 당시 민주당 대표는 '정유라 씨의 엄마찬스'에 분노하고, 흐느꼈던 젊은이들을 이렇게 감싸 안으며 위로했습니다.

세탁소 집 둘째딸. 판사를 거쳐 5선 여당 대표에 장관까지,

소위 '흙수저에서 용이 된' 추 장관의 위로는 그래서 더 따뜻했고 청년들에게 큰 힘이 됐죠..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추 장관을 발탁하면서 "세탁소집 둘째 딸이 정치판을 세탁하러 왔다"고 했습니다.

추 장관 자신도 유독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강조해 온 정치인이었습니다.

추미애 / 2016년 11월 박근혜 퇴진 국민주권운동본부 현판식
"공정하고 정의로운 우리 국민이 바라는 그런 세상을 열겠습니다"

추미애 / 2017년 대구 달성 유세
"정직하고 바르게 사는 사람이 끝내 이긴다"

추미애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 / 2015년, 최고위
"(황교안 비판 2분할) 보통사람이 그 시절에 두드러기로 군대에 안 가겠다고 떼쓰기라도 했다면 '어른들에게 뺨을 맞을 일이다'…“

그래서였을까요. 추 장관은 아들의 군 휴가 특혜의혹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야당 의원에게 소설을 쓴다는 말도 공정과 정의에 대한 논란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아들 휴가에 공무를 다루는 보좌관이 나선 사실이 드러나고 있고, 이제는 통역병으로 빼달라는 외압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이모 대령 / 당시 추 장관 아들 부대장
"추미애 아들이, 동계올림픽 할 때 (통역병) 압력들어왔던 막 이런 것들을 내가 다 안받아들였지만"

이런 의혹들이 검찰 수사로 밝혀져야 하지만, 추 장관의 밀어붙이기식 인사로 수사팀은 사실상 와해됐고, 수사는 9개월째 답보 상태입니다.

11가지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장관조차 자신과 가족이 관련된 수사에는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추 장관에게 많은 국민은 묻고 있습니다. 공정한 법집행의 최후 보루가 돼야 할 법무장관으로서 과연 아들 문제를 공정하게 처리하고 있는 건지.. 

철학자 니체는 공정은 곧 고독이라고 했습니다.

누구와도 거리를 두고 냉정하게 잘잘못을 가리는 일이야 말로 고독한 일일 겁니다.

2016년 탄핵 사태 당시 청년들의 분노는 공정과 정의를 복원하라는 시대정신이 됐고, 문재인 정부의 집권 동력이 되기도 했죠.

그래서 저는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렇게 묻겠습니다.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를 정의로울 것이라는 약속은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추미애의 공정과 정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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