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7

[포커스] "위험성 얕보고, 마스크 안 쓰더니"…트럼프의 자업자득

등록 2020.10.03 19:15

수정 2020.10.03 19:55

[앵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코로나 바이러스를 '별 것 아닌 감기' 정도로 치부해 왔습니다. 공식석상에서 이렇게 마스크를 쓰지도 않았고, 거리두기 지침도 남의 일처럼 여겼습니다. 그 바람에 트럼프 지지자들도 바이러스를 얕보게 됐고, 결과적으로 미국의 방역 실패로 이어지기도 했죠.

이번 대선에서 코로나 확산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추궁당하기도 했는데, 트럼프의 자업자득, 오늘의 포커스입니다.

 

[리포트]
코로나19는 감기같은 거라고 주장했던 트럼프 대통령. 마스크를 권장하긴커녕, 핑계를 대며 거부합니다.

도널드 트럼프│美 대통령
"서로 붙어있거나 제 가까이에서 일하는 직원은 마스크를 씁니다. 저는 누구와도 가까이 있지 않잖아요."

걸핏하면 맨얼굴로 공식석상에 등장했습니다. 심각해지던 지난 봄에도 종식을 자신했죠.

트럼프│美 대통령
"나라에 전례 없는 전염병이 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기고 있고, 머지않아 교회에서 다시 만날 겁니다."

최근에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바이든을 조롱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美 대통령
"나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요. 바이든은 볼 때마다 쓰고 있어요. 본 것 중 가장 큰 마스크를 쓰고 200피트(약 61m) 떨어진 곳에서 나타나죠."

확진 판정 일주일 전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일주일 전 토요일. 트럼프는 에이미 코니 배럿 신임 대법관 지명자와 그 가족을 백악관으로 초대했습니다.

배럿 판사의 어린 자녀들도 있었지만, 마스크는 쓰지 않았습니다.

트럼프│美 대통령
"저는 오늘 미국 헌법에 따라 가장 높고 중요한 임무 중 하나인 대법관 지명을 수행합니다."

이어진 펜실베이니아 유세. 대부분 입을 가린 청중들과 달리 역시나 마스크를 쓰지 않았죠.

일요일에는 기자 20여 명 앞에서 마스크를 안 한 채 브리핑을 이어갔습니다.

다음날은 펜스 부통령도 가세했습니다. 백악관 1인자와 2인자가 나란히 맨얼굴로 입장하는 모습을 연출했죠.

1차 TV토론이 있던 날.

트럼프|美 대통령
"마스크는 바로 여기 있어요. 전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착용합니다."

후보들이 악수를 하지 않고 거리두기 지침도 지켰지만, 멜라니아 여사와는 종일 붙어다녔죠. 

손 잡고 퇴장 두 사람은 결국 함께 확진됐습니다.

다음날인 30일에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대통령 본인은 물론 청중과 경호원도 맨얼굴이었죠.

다음날인 문제의 10월 1일은 호프 힉스 백악관 고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날입니다. CNN은 트럼프가 힉스의 확진 사실을 알고도 행사에 갔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美 대통령 (폭스뉴스 전화 인터뷰 中)
"끔찍한 일이에요. 그래서 방금 전 검사를 받았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겁니다.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어요?"

그리고 어제, 끝내 확진 판정을 받은 트럼프는 마스크를 쓰고 공식석상에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본인이 이미 수퍼전파자로 감염 확산의 주범이 된 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뉴스7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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