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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앵커가 고른 한마디] 민정수석실, 권력형 비리의 해방구인가

등록 2020.10.18 19:46

"땡---- 전두환 대통령은 오늘…"

전두환 정권 시절, 지상파 뉴스가 대통령 동정으로 시작한다고 해서 붙었던 이름 '땡전뉴스'입니다.

당시 김용갑 민정수석은 대통령만 모르고 있던 이런 시중의 비웃음을 전 대통령에게 가감없이 전했습니다.

"민정수석은 대통령에게 목을 내놓고 직언할 수 있어야 한다"

백성 민에 정사 정을 쓰는 민정수석은 민심과 대통령 사이에 괴리가 생기지 않도록 보좌하는 자립니다.

검찰을 비롯한 5대 권력기관을 총괄하면서, 핵심정보를 독점하고, 고위공직자 검증까지 해서 막강한 권한을 갖지요.

역대 정권은 이 자리에 주로 검찰 출신을 앉혀 국정을 장악하려 애써왔는데, 현 정부에선 거꾸로 민정수석실이 정권의 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형 스캔들과 연루돼 있습니다.

조국 수석 시절엔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에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이, 터졌고, 그 사건 수사과정에선 민정수석실 수사관이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습니다.

이번 펀드 사건에서 등장하는 민정수석실의 모습은 더 어처구니없습니다.

이모 전 행정관은 옵티머스의 지분을 10% 가까이 보유한 채로 근무했는데, 그가 청와대에 입성한 지난해 10월은 이미 사모펀드 문제가 불거지던 시점이었습니다.

옵티머스 주주였던 그가 금융당국의 감독을 무마하는 데 힘을 보탠 건 아닌지, 그걸 밝히는 건 이번 수사의 중요한 부분일 겁니다.

라임 사건의 김봉현 전 회장은 "민정실도 다 내 사람"이란 문자를 지인에게 보내기도 했지요. 이쯤되면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라는 지적도 과하진 않을 겁니다.

문재인 정부 초기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청와대가 권력형 비리의 해방구가 되기로 작정한 모양"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민정수석으로 문재인 변호사를 발탁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 2003년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
"문재인 씨는 제가 신뢰하고 부산의 많은 시민들이 신뢰하는 사람이라서 그래서 내가 민정수석으로 했습니다"

대통령과 민정수석 사이의 신뢰가 중요한 건 정권 호위 차원이 아니라 대통령이 민심의 곁에 있도록 직언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일 겁니다.

하지만 조국 전 수석 이후 지금까지 문재인 청와대의 민정수석실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오늘 앵커가 고른 한마디는 <민정수석실, 권력형 비리의 해방구인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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