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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엔진 성능 좋아져요" 고급유 권하는 주유소…과연 그럴까

등록 2020.12.21 21:37

수정 2020.12.21 21:42

[앵커]
차량 주유할 때 '고급휘발유 넣어 볼까' 한 두 번 씩은 생각해 보셨을 겁니다. 일부 주유소에선 소위 "차가 잘 나간다", 그러니까 엔진 출력 등이 좋아진다며 권하기도 하는데... 이 말을 그대로 믿어도 될까요?

소비자탐사대 김하림 기자가 실험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주유소마다 쉽게 눈에 띄는 큼지막한 고급휘발유 광고. 프리미엄이라 엔진보호와 소음감소 등에 좋다며 소비자들을 유혹하는데... 일반 휘발유보다 리터당 100~200원가량 비싸지만 넣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소비자
"잘 모르겠는데 침전물 없고 깨끗한것? 비싸니까 다르지 않을까요?"

주유소 직원이 고급유를 권하기도 합니다.

주유소
"좋긴 더 좋죠, 그러니까 고급이지."

뭐가 좋다는 걸까.

주유소
"(고급유 쓰면 차에 더 좋아요?) 차 나가는 힘 (엔진)출력이 달라요."

주유소
"오래 타다보면 느끼실 거예요 잘 나간다는거."

고급유를 넣으면 엔진 출력이 좋아진다는 건데... 과연 그럴까?

양산 차량은 출고 때부터 고급유 연료를 권하는 차와 일반유를 권하는 차가 구분되는데... 한국석유관리원이 두 차종에 일반유과 고급유를 각각 넣고 전후 엔진 성능을 비교 실험해봤습니다.

그 결과, 고급유 권장 차는 엔진 출력이 15% 향상됐지만 일반차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고급휘발유를 일반차에 주유해도 연비와 엔진 성능을 높이는데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병일 / 자동차 명장
"보통 휘발유를 쓰는 차에다가 고급 휘발유를 굳이 넣을 필요없다는거죠."

일반유과 고급유를 구분하는 기준은 옥탄가.

휘발유는 엔진에서 압축-폭발해 연소하는데, 비정상 폭발, 소위'노킹'을 억제할 수 있는 기준값을 측정한 게 옥탄가입니다.

옥탄가 94 이상이면 고급휘발유, 이하는 일반유입니다.

일부 수입차와 국산 대형차 등은 순식간에 엔진이 강한 출력을 내도록 설계됐고, 이들 차는 옥탄가가 높은 연료, 즉 고급휘발유를 넣을 때 최고 성능을 내게 제작됐습니다.

그 외에 대부분의 차는 일반유에 맞도록 제작됐습니다.

고급유가 필요한 차는 따로 있는 셈이고, 제조사도 이에 맞게 연료를 넣도록 권장합니다.

차 제조사 관계자
"차량 취급 설명서에 권장하는 연료가 설명돼 있습니다. 그에 맞게 주유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일부 주유소가 일반차에도 고급유를 권하는 건 마진이 높기 때문. 미국과 캐나다 등은 주유기에 유종을 옥탄가 별로 표시해 차량에 맞게 선택하도록 돼 있습니다. [

주유기에 표시된 고급유는 품질이 고급이 아니라 옥탄가가 높은 휘발유를 뜻합니다.

자신의 차에 맞는 현명한 소비가 필요합니다.

소비자탐사대 김하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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