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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미궁에 빠진 '구미 여아 사건'…부실 수사? 희대의 범죄?

등록 2021.03.30 21:35

수정 2021.03.30 21:42

[앵커]
빈 집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된 '구미 3살 아이' 사건은, 아동학대 속에 한 생명이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혼자 사그라진 일입니다. DNA 검사 이후, 또래의 아이가 한 명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친모가 누구인지', '아이가 병원에서 바꿔치기 된 건 아닌지', 각 종 의문에 눈길이 더 쏠리고 있죠. 

갈수록 미궁으로 빠져드는 사건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구미 사건 발생 한 달 뒤, 경찰은 DNA 검사 결과 숨진 3살 여자아이의 친모가 외할머니로 알려진 40대 A씨라고 발표합니다.

김한탁 / 구미경찰서장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A씨가 사망한 여아의 친모임을 밝혀냈습니다."

A씨가 자신이 낳은 아이와, 비슷한 시기 딸 B씨가 낳은 아이를 산부인과에서 바꿔치기 했다는 거죠.

하지만 A씨는 "DNA 검사가 잘못됐다"며 경찰의 주장을 한결같이 부인해왔습니다. 

"제 딸이 낳은 딸이 맞다고요. 전 딸을 낳은 적이 없어요."

문제는 A씨가 출산은 물론 범행 일체를 부인하면서, 경찰도 결정적 물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혈액형 안 맞아" vs "오류 가능성"

경찰은 숨진 아이를 A씨 딸이 낳은 게 아니라는 근거로 혈액형을 들었습니다.

딸 B씨와 그의 전 남편 사이에선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라는 거죠.

하지만 신생아의 혈액형 검사 결과는 부정확할 수 있다는 전문가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습니다.

#"근접한 시기 출산" vs "출산 시점 너무 달라"

경찰은 A씨가 2018년 1월에 태어난 자신의 아이와 3월에 태어난 딸의 아이를 바꿨다고 주장했는데, 그 시기 아기의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역시 의문점은 남습니다.

가족들은 "100일이나 된 아이와 신생아를 바꿨는데 의료진이 모를 수 있냐"고 반박했죠.

#"'셀프 출산' 검색" vs "PC가 없다"

경찰은 회사 압수수색 등을 통해 A씨가 '셀프 출산'을 검색한 기록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가족들은 "회사에는 A씨의 개인 PC가 없고 휴대전화도 지난해 교체했다"고 주장했죠.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경찰은 DNA가 (A씨 것이) 아닐 리 없다라는 거잖아요 지금. (A씨의) 친자가 맞다는 전제가 성립한다면 뭔가를 숨기고 있다 이렇게 보는 게 맞을 거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미궁에 빠지는 구미 사건. 아이의 출산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면서, 정작 학대당하고 버려져 끝내 숨진 채 발견된 세 살 아이의 원통한 죽음은 잊혀지는 것 아닌지...

뉴스9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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