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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추적] 코로나에 산으로 몰린 상춘객…곳곳 쓰레기 몸살

등록 2021.04.09 21:31

수정 2021.04.09 21:39

[앵커]
올해 빠르게 봄이 찾아온데다, 코로나로 갈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다 보니, 산을 찾는 사람이 유독 더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등산객들이 쓰레기를 두고 가는 걸까요. 등산로와 계곡 곳곳이 엉망진창입니다.

장혁수 기자가 현장추적했습니다.

 

[리포트]
봄을 만끽하려는 등산객이 몰린 서울 근교 산들. 경치를 보고 사진도 찍으며 잠시 여유를 즐깁니다.

그런데 계곡으로 들어가 보면.. 여럿이 모여 음식을 먹고, 술판도 벌어집니다. 음주-취식이 늘며 쓰레기도 많아졌습니다.

어떻게 처리하나 봤더니. 하산길 바위에 슬쩍 버리고

"술 먹고 (저기에) 쓰레기가 많이 있어. '여기 버리는가보다' 그렇게 생각…."

화장실에 놓고 나오기도 합니다.

국립공원 직원
"가져가셔야 되는데, 이 쓰레기를 산에서 먹고는 다 화장실에 갖다놔요."

쓰레기는 등산로와 계곡 등 곳곳에 마구 버려지고, 아직 건조한데 담배꽁초도 많이 보입니다.

"유독 담배꽁초가 많이 보이네요."

얼마나 쓰레기가 버려지는지 종량제 봉투를 들고 다니면서 쓰레기를 주워보겠습니다.

참치 캔부터 술병, 플라스틱 용기, 일회용 마스크까지, 쓰레기를 주운 지 한 시간 만에 20L 종량제 봉투 하나가 채워졌습니다.

지저분한 쓰레기 때문에 등산객은 기분을 망치고.

지춘자 / 서울시 광진구
"군데군데 휴지 널려있는 거 많이 봤어요. 그래서 아까 오면서도 친구하고 '아니 여기는 쓰레기통이 없냐?'…."

인근 식당 업주는 영업 지장까지 호소할 지경.

이점순 / 인근 식당 사장
"냄새나서 못 살겠어요. (그 정도예요?) 그럼요. 음식물이고 뭐고 다 갖다 버리니까."

코로나19에도 북한산 등산객 수는 약 100만명, 쓰레기 수거량은 약 10톤 증가했고, 계룡산과 치악산 등 주요 도시 인근 산 등산객도 약 15% 늘었습니다.

국립공원 등산 시 쓰레기는 입구 탐방지원센터에 가져가면 '그린포인트'를 적립해줘 주차요금-쇼핑몰 등 결제에 사용할 수 있고, 국립공원공단 측이 2시간마다 쓰레기를 수거하지만 역부족인 상황.

최홍식 / 국립공원 도봉분소 계장
"(쓰레기 양이) 한 10% 정도 늘어난 것 같습니다. 저희가 계도할 때도 입에 담지 못할 그런 말씀들을 많이 하십니다."

코로나19에도 늘어난 몰지각한 등산객 때문에 수도권 산들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장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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