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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다시 오겠어요?"…위생도 안전도 불안한 글램핑장

등록 2021.08.30 21:36

수정 2021.08.30 22:08

[앵커]
코로나로 해외 여행길이 닫히면서 숲이나 강을 전경으로 카라반이나 텐트에서 즐기는 글램핑이 인긴데요. 그런데 기대 속에 방문해보면 위생은 엉망이고, 화재 등 사고도 증가 추셉니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건지, 소비자탐사대 장혁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홍천의 한 글램핑장. 예약한 숙소로 향하는데.

"들어오세요."

언제 청소를 했는지 구석구석 지저분합니다.

냉장고 문엔 시커먼 곰팡이가 피었고, 내부는 너무 더러워 음식을 보관하기도 꺼려집니다.

"어후, 여기 너무 더러워."

식기는 찌든 때가 끼었고.. 화장실은 청소는커녕 전등도 안 켜집니다.

또 다른 글램핑장도 비슷한 상황. 아이들 노는 수영장 주변엔 쓰레기와 건축자재가 널브러져 있고. 텐트 침대 매트엔 곰팡이가, 부서진 에어컨은 테이프로 덕지덕지 붙여뒀습니다.

그나마 깨끗해 보이는 침구류도 세균 오염도를 특정해봤더니 1197RLU, 공중위생업소 침구 기준 400의 3배에 달했습니다.

안전 관리도 불안해 보이는 곳이 많습니다. 콘센트가 끊어진 전기줄은 테이프로 칭칭 감아놨고, 비상용 손전등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글램핑장 직원
"(손전등이 고장나서 위쪽은 볼 수가 없어요) 아… 그건 오래되어서 다 잘 안 돼요."

객실 화재경보기는 연결이 안 된 상태에.. 일산화탄소 감지기는 속이 비었습니다.

"건전지가 하나도 없네…."

이들 시설이 부실 운영되는 건 관리-감독 시각지대에 있기 때문. 글램핑장과 카라반은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편익시설인 야영업장으로 구분됩니다. 

야영업은 텐트ㆍ캠핑카 부지와 시설만 있으면 등록할 수 있어 객실 소독과 침구 세탁 등 숙박업소 공중위생관리의무를 지킬 필요가 없습니다.

임성환 / 문체부 관광산업정책과 과장
"공중위생법상 (숙박업) 기준보다는 낮게 설정이 돼있는데, 업계 의견 수렴을 계속하고 있는데…."

레저-관광 업계에선 텐트 등이 상시 설치된 캠핑 시설은 숙박시설로 분류해 감독할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이송규 / 한국안전전문가협회 회장
"숙박업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거든요. 야영장업이 안전이나 위생에 굉장히 사각지대로 보여진다…."

최근 4년간 캠핑장 내 안전사고는 총 200건, 연평균 50건 가량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횡성의 한 캠핑장에서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일가족 3명이 숨졌습니다. 캠핑 인구 700만명 시대.

여전히 관리-감독이 부실하단 지적입니다.

글램핑장 이용객
"의자에 기름때 묻어있고, 텐트에는 곰팡이 피고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소비자탐사대 장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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