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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충전카드·어댑터 제각각…전기차 '충전 난민' 여전

등록 2021.12.27 21:31

수정 2021.12.27 21:35

전기차 패권 경쟁 속 소비자만 골탕

[앵커]
'전기차'라는 미래 자동차 트렌드가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국내 운행 중인 전기차 수가 21만 대를 넘어섰고, 공공 충전기도 10만 개가 넘는 것으로 집계됩니다. 이 정도면 충전에 불편이 없지 싶은데, 충전에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충전 난민'은 여전하다고 합니다.

뭐가 문젠지, 소비자 탐사대 송지욱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주유소 간판만 따라가면 되는 내연기관 차와 달리 전기차는 충전소 안내 표시만 보고 들어갔다간 발길을 돌리기 일쑵니다.

테슬라 차주
"이건 어댑터가 따로 있어 가지고 연결해서 써야 해요. 29만 원인가? (구매하지 않았으면 여기서 못하는 거잖아요.) 그렇죠."

제조사마다 제각각인 충전기 모양 탓입니다.

국내 충전 표준인 DC콤보 단자와 완속 충전소로 표시된 곳을 찾아갔더니, 수입차만 쓸 수 있게 어댑터를 변형한 초급속 충전기가 놓여져 있고….

"초급속은 (충전) 안 돼. 우리 못 써…."

어댑터 모양이 같아도 '직원 전용'이라며 가로막는 곳도 있습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
"안 된대요. 외부인은 안 돼요."

고속도로에서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이렇게 충전 순서를 기다리는 차들이 서있고, 충전소는 이미 만차입니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만든 충전소도 등장했지만 충전어댑터도 딱 한 종류에,

민간 충전업체 관계자
"(자사 차량이라도) 어차피 단자가 맞지 않기 때문에 사용이 좀 어려우세요."

환경부가 운영하는 공공 충전기보다 충전 비용이 최대 배 이상 비쌉니다.

이용객
"엄청 비싸요, 여긴…."

어렵사리 충전기를 찾아도, 이번엔 결제카드가 말썽입니다. 같은 회사가 운영하는 충전소도 새로 회원가입을 요구하는 가 하면

민간 충전업체 관계자
"(같은 회사가 아니에요?) 지금 (회사가) 같긴 한데 별도의 부서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카드 연동이 안돼서…"

스마트폰 QR결제가 가능한 곳에선 오류가 나기도 합니다.

"안 된다고 나와요."

전기차 충전기는 3년 새 4배 가까이 늘어 전국에 10만3천기 이상 설치됐습니다.

전기차가 21만 대인 것을 감안하면 전기차 2대당 1기를 쓸 수 있습니다.

수치와 달리 '충전 난민'이 여전한 배경엔, 전기차 충전 표준을 둘러싼 업체간 힘겨루기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불편한 게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정부가 민관 구분 없이 하나의 카드로 전국적으로 통용할 수 있는 통합 충전 관리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전기차 업체간 경쟁 틈바구니에서 정작 소비자는 뒷전인 건 아닌지, 소비자탐사대 송지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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