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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말복' 개고기 논란 올해는 정치권서?…"尹 비유 망언" vs "정책 얘기한 것"

등록 2022.08.15 10:55

수정 2022.08.15 13:33

[취재후 Talk] '말복' 개고기 논란 올해는 정치권서?…'尹 비유 망언' vs '정책 얘기한 것'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힌 뒤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개는 동반자" vs "소·닭은 괜찮나"

오늘(15일)은 삼복 중 마지막인 말복이다.

매년 복날 마다 뜨거워지는 논쟁이 있다. 개고기 식용 논란이다.

하루이틀 된 이야기가 아니다.

1924년 7월 20일자 한 일간지에는 '초복입니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중국 등에선 여전히 개를 많이 먹는데, 유독 서양 사람들이 이를 비난한다면서 "저희가(서양이) 안 먹는다고 그러는 것일 것이다"라고 한 바 있다. 최소 100년은 묵었다는 얘기다.

이후에도 개고기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세월이 흐르며 그때그때 찬반의 비율은 달라져왔지만 종식된 적은 없다.

1980년대 중반엔 86 아시안 게임과 88 올림픽을 앞두고 개 식용 규제가 강화되기도 했었고,

2002년 월드컵 당시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의 "한국인은 야만인" 주장이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며 '문화 상대주의' 논리를 앞세운 개 식용 찬성론자들 주장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羊頭狗肉 (양두구육)과 개고기 식용의 역사

나라 밖 개고기의 역사는 어떨까?

사자성어 羊頭狗肉(양두구육)에서 힌트를 얻어보자.

양두구육의 기원은 중국 춘추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영공은 여성들이 남장한 모습을 보는 걸 좋아했다. 그러자 일반인 여성들까지 남장하는 것이 유행하게 됐고, 영공은 이를 금지시켰다. 하지만 궁 내부에선 여전히 남장여자들이 돌아다녔고, 백성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 영공이 당대의 사상가 안자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그는 "궁궐 안에서는 허용하면서 밖에서는 금지하니 이는 문에 소머리를 걸어놓고 안에서는 말고기를 파는 것과 같다"고 일침했다. 이에 영공이 궁궐 안에서도 남장을 금했고, 결국 백성들도 따랐다고 한다.

이 설화에서 소머리가 양머리로, 말고기가 개고기로 변화해 '양두구육' 사자성어가 됐다고 한다. 변천의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는데, 당시 중국인들이 즐겨 먹던 염소고기(羊)와 개고기의 식감이 유사해서 바뀐 거라는 설도 있다.

아무튼 개고기 식용의 역사는 적어도 동양권에서는 수백년은 됐다고 볼 수 있겠다.

■'尹 대통령이 개?'…정치권서 불거진 난데없는 '개고기 논란'

본래 말복엔 개고기 식용 논란으로도 시끄러운데, 올해는 한가지가 더 겹쳤다.

바로 대통령을 개고기에 비유했냐, 아니냐 논란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기자회견서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인용하면서부터다.

이 대표는 이날 "제가 뱉어낸 양두구육의 탄식은 저에 대한 자책감 섞인 질책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저야 말로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팔았던 사람이었습니다"고 말했다.

그러자 여권서는 즉각 대통령을 개고기에 비유했다며 맹폭에 나섰다

이 대표가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위해 뛰었던 만큼 이 대표가 팔았다는 것은 결국 윤 대통령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김기현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저는 개고기를 판 적도 없고, 양의 얼굴 탈을 쓰지도 않았다"고 반박했고,

김미애 의원은 "당 대표였던 분의 입에서 자당 대통령 후보를 개고기에 빗대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망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표는 1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개고기'는 대통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선거 과정에서 팔았던 가치. 다원주의 자유주의 서진정책과 같은 것들을 의미한다"고 강조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의 비유 대상이 단순히 정책이었는지 대통령 본인을 의미했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여전히 논란은 뜨겁다.

비유 대상이 하필 '개고기'라서 더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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