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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폐과' 선언…동네 소아과 사라지나?

등록 2023.03.30 21:42

수정 2023.03.30 22:26

[앵커]
동네 소아과를 운영하는 전문의들이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더는 못 버티겠다며 '폐과'를 선언했습니다. 정말로 상황이 그렇게 심각한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건 아닌지 따져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폐과라고 하는게 정확히 어떤 뜻입니까?

[기자]
쉽게 말해 소아과 간판을 내린단 겁니다. 의료법에 따라 전문의는 개원할 때 병원이름에 전문과목을 넣을 수 있는데요. 소아청소년과 의사회가 주장한 '폐과'의 의미는 간판에서 소아청소년과를 빼고 일반의 형태로 개원한다는 뜻입니다. 의원이나 통증클리닉으로 바꾸는 겁니다.

[앵커]
실제로 폐과를 희망하는 소아과 의사들이 많습니까?

[기자]
의사회는 "회원 3500명 가운데 90% 정도가 폐업이나 전과를 희망했다"면서 진료과목을 바꿀 수 있게 의사들을 재교육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2017년 이후 소아과 660여 곳이 문을 닫았다고 했는데요, 정확한 통계인지 따져봤더니 단순히 폐업만 계산한 수치였습니다. 개업한 병원을 감안하면, 지난해 말까지 675곳이 문을 닫고 645곳이 새로 생겨서 5년 사이 30곳이 순감했습니다.

[앵커]
의사회 주장과는 차이가 있긴한데 어쨌든 소아과를 못하겠다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어제 의사회는 소아과 평균 진료비가 동남아 국가의 10분의 1이라고 했는데, 근거가 될 만한 통계자료는 없었습니다. 보건복지부 역시 "외국과 비교한 자료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오히려 소아청소년과 의원의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월평균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4600만 원으로 1년 새 140% 뛰었습니다.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았던 탓이 크지만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도 60% 늘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잘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의료계 내부에선 뭐라고 합니까?

[기자]
네, 소아청소년과의 또다른 축인 학회 측에서는 "의사회가 전문과목 폐지를 뜻하는 '폐과'라는 용어를 써서 오해를 살 수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다만 열악한 의료 환경에 소아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위기란 점엔 공감했습니다.

[앵커]
소아청소년과를 기피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는 건 맞지요?

[기자]
네, 어른보다 진료는 힘든데 진료비는 낮고 의료사고 부담도 크기 때문입니다. 저출생으로 환자가 줄고 있는 점도 문제입니다. 전문의 지원율은 2019년 80%에서 올해는 15.9%로, 최근 들어 급격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의사 100명이 필요한데 지원자가 16명도 안 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의료 공백이 심각해지면 가장 피해를 보는 건 환자인 아이들과 보호자입니다.

[앵커]
핵심은 수가가 너무 낮다는 것 같은데.. 정부, 의사회 그리고 전문가 집단이 머리를 맞대 환자 피해는 없도록 해 주시길 바랍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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