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전체

[안기자의 동분서주] 김남국, 그는 코인 투자자인가? 국회의원인가?

등록 2023.06.26 17:23

수정 2023.06.27 20:28

[안기자의 동분서주] 김남국, 그는 코인 투자자인가? 국회의원인가?

/연합뉴스

김남국 의원. 더불어민주당 '처럼회'의 일원이자 대표적인 이재명계 의원으로 꼽혔던 인물이다. 그러나 코인 투자로 수십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탈당했고, 지금은 국회 윤리위의 징계 심사와 함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남국, 9억 종자돈으로 200억 ‘뻥튀기’

김 의원의 코인 투자 과정을 보면 전문 투자가를 능가하는 솜씨를 보여준다. 종자돈은 김 의원 말처럼 LG디스플레이 주식을 판 9억 원인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나고 있다.

이 돈으로 비트 토렌토 등 잡코인에 투자해 20억 원으로 불렸고, 빗썸 계좌에 불린 20억 원을 넣어서 게임업체 위메이드가 발생한 위믹스에 올인했다.

위믹스 코인은 게임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개념의 P2E(Play to Earn) 코인이다. 게임 상의 아이템을 가상화폐이자 게임머니로 바꿀 수 있도록 설계해 아이템을 모으면 가상화폐로 전환해서 현금화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위믹스 코인을 2021년 9월~10월경에 집중 투자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부터 위믹스 코인은 가격이 급등해 2만 8천 원대까지 뛰었다. 김남국 의원이 2000원대에 매입한 코인의 평가액도 200억 원에 달했다. 그러다 가격이 주춤하면서 연말에는 100억 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 됐다.

당시 김 의원이 이 돈을 모두 빼내서 현금화했다면 김 의원은 200억대 내지는 100억대 부자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코인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이를 두고 코인 업계에서는 '위믹스 코인이 더 오를 것'이라는 나름의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위믹스 코인 커뮤니티에서 ‘연말 10만원까지 간다’는 분석 글이 당시 많이 올라와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거래소 오간 코인 투자...“코인 전문가의 영역”

김 의원은 단순한 투자를 넘어서 P2E와 관련된 법안 발의에도 참여했다. 2021년 12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인데 '게임머니도 가상화폐로 분류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두고 김 의원은 '해당 법안은 규제 법안'이라면서 언론이 호도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코인업계 관계자들은 규제 법안에 김 의원이 해당 내용을 끼워 넣기 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코인 업계 관계자들이 맞는다면 김 의원은 자신이 위믹스 코인을 매수하면서 위믹스 코인의 시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법안까지 발의한 것이다.

■현금화하지 않고 코인 투자만 반복...이유는?

김 의원의 코인 투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빗썸에 있던 위믹스 코인을 다시 업비트로 옮기고, 또 업비트에서 클레이스왑으로 옮긴다. 일반적인 코인 투자자라면 빗썸이나 업비트에 계좌를 열고, 한 거래소에서 투자해서 수익을 보면 연계된 은행 계좌(빗썸은 농협,업비트는 k뱅크)로 빼낸다.

그러나 김 의원은 코인에 투자한 돈을 현금화하지 않고, 거래소로 옮기는 행태를 반복한 것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계좌에서 돈을 뺀 적이 없기 때문에 재산신고 대상도 아니었다. 국회는 가상자산은 재산신고대상에서 제외했고, 현행 법상으로는 거래소 계좌에 현금으로 찍혀 있더라도 재산 신고 대상이 아니다. 김 의원이 거래소 계좌에서 연계된 은행계좌로 현금을 빼냈을 때에야 재산신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김 의원이 재산신고 기준일인 12월 31일 코인을 대량 매수하고, 연초에는 다시 판매하는 행태를 반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코인업계에서는 김 의원 또한 재산신고 규정을 명확히 몰랐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거래소 계좌에 현금으로 있으면 은행에 보고되는 것으로 잘못 알았을 가능성도 있다. 어찌됐든 코인 자체를 거래소로 옮겨 가면서 투자하는 행태는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게 코인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상임위 열릴 때도 코인 거래...결자해지할 때

김 의원은 의원이 되기 전부터 재테크에 밝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의 투자 대회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였고, 의원이 된 이후에도 KT나 LG디스플레이 주식 등을 투자해왔다.

국회의원이라고 투자를 하지 말라고 할 순 없다. 직무 연관성이 없는 투자자면 말릴 방법도 없다. 가상화폐가 어떠한 가치도 반영하지 않고, 때문에 가상화폐 거래는 투기라는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개인의 투자 결정을 막을 순 없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심지어 상임위가 열린 시각에도 코인 투자를 했다. 코인 거래소는 24시간 열려 있다. 그가 9억 원이라는 돈을 투입해서 200억 원까지 불릴 때의 심리 상태가 자못 궁금하다. 서민 코스프 레를 했던 그가 9억 원이라는 큰돈을 어떻게 코인에 투자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200억 원까지 평가액이 커질 때 그는 과연 멘탈을 잡고 있었을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코인 투자를 죄악시하면서도 사실상 규제의 사각지대로 방치했다. 그 사이 상장피를 받고 상장 시켜주고, 사전에 상장 정보를 알고 있는 세력끼리 짬짜미로 시세 조종을 하는 행태가 공공연하게 벌어졌다. 이제와서야 검찰 수사로 하나 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 사태에 대해 물어보면 정치적 성향을 떠나 격한 반응이 돌아온다. 과연 그가 국회의원으로 자격이 있냐는 취지의 반응이었다. 김 의원의 코인 투자를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국민이 얼마나 될까? 김남국 의원이 이제는 결자해지해야 할 때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