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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터뷰] "염색하고 제모해도 잡힙니다"…마약 수사관의 경고

등록 2023.11.30 13:00

수정 2023.12.22 15:10

"마약을 하면 언젠가 잡힐 수 밖에 없어요."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의 최성규 수사관은 2017년부터 마약만 전담하고 있다.

'극한직업'에 나오는 일선 경찰서 '마약반'을 거쳐 현재는 전담 수사팀의 일원이다.

본인은 공개하기 꺼리지만, 버닝썬 사건, 유아인 사건, 압구정동 롤스로이스 사건이 최 형사의 손을 거쳐갔다.

'극한직업' 얘기를 꺼냈더니 마약 수사 경찰을 멋있게 그려줘 기분이 좋았다면서도 "영화와 현실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우선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마약으로 의심되는 흰색 가루가 나오면 경찰이 손가락으로 찍어 맛을 보는 장면은 '절대 흉내내서는 안되는 영화적 허구'다.

0.01g 정도가 적량이 마약을 손가락으로 찍어서 맛을 봤다간 그것만으로도 치사량이 되는 탓이다.

'멋있긴 하지만' 마약사범과 경찰의 싸움도 현실에서는 없다고 단언했다.

현실의 마약사범은 도망가기 바쁘지, 자칫 '공무집행방해'로 형량만 늘어날 수 있는 싸움을 걸 엄두를 내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오죽하면 '마약전담형사'가 지금까지 범인 검거 현장에서 격투는 한번도 안 해 봤단다.(키 188cm인 최 경사의 체구를 보면 '맨정신에는' 싸울 엄두를 내기 힘들 법도 하다.)

격투가 없었다는 말이 위험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마약사범 중에도 흉기를 소지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 경사는 "칼에 찔린 적도 없다"고 말한다. "칼을 들기 전에 우리가 제압을 하죠."

영화 속에서 과장되게 표현하는 흔한 오해도 있다.

'정치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인 마약 사건을 터뜨린다'는 세간의 속설이다.

최 경사는 "타이밍을 생각하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 타이밍은 '물증을 확보하고, 공급책을 일망타진할 수 있는' 타이밍이다.

최 경사는 "친구들도 개인적으로 '이슈를 덮기 위해 이번 사건 터뜨렸냐'고 묻기도 한다"며 이번 기회에 오해를 털고 싶다고 했다.

끝으로 '마약사범은 무조건 잡힌다'고 단언하는 이유를 들어본다.

"마약범죄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마약은 중독되기 때문이다. 단 한번이라면 운 좋게 잡히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마약을 한번으로 끝내는 경우는 없기에, 마약을 계속 하는 한 언젠가는 잡힐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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