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9

[CSI] 백화점·호텔 VIP 뭐길래…영수증 수백만원 거래

등록 2023.12.05 21:29

수정 2023.12.05 21:38

[앵커]
백화점 등에서 연간 수천만 원 넘게 쓰는 소비자는 이른바 'VIP 서비스'를 받습니다. 대리주차와 전용 휴식공간, 구매 할인 등의 혜택을 받는데요, 이렇다 보니 VIP 자격을 얻으려고, 다른 사람 영수증을 사서 등록하는 일도 벌어진다고 합니다. 그 영수증이 수백만 원에 거래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소비자탐사대 조유진 기자가 듣고도 믿기지 않은 이 상황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백화점이 VIP 고객만 주는 특별 서비스. 대리주차 서비스에, 전용 휴식 공간.

"○○○○(우량고객 등급) 회원이신가요?"

개별 공간에서 물건을 사는 일대일 맞춤 쇼핑과 10% 할인 혜택까지 다양합니다.

연간 결제액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구매 실적에 따라 등급을 나눠 VIP 혜택을 주는 겁니다.

그런데 각종 혜택이 풍성하다 보니, VIP가 아닌데도 꼼수를 동원해 이를 누리려는 소비자가 적지 않습니다.

구매 실적을 올리려고 남이 쓴 고액 영수증을 사서 자기 실적으로 등록합니다.

A백화점에서 6500만 원어치 물건을 산 고객의 영수증은 325만 원에 판매될 정도로 고가에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데, 결제금액 1억 3000만 원 영수증을 판매한다는 거래글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백화점 영수증 구매자 A씨
"발레파킹이라든가 주차 시간이라든가 바 이용, 라운지바 이용 이런게 좀 편하기 때문에 그래서 이제 실적을 구매하고 있어요."

연회비가 수십만 원인 호텔 VIP 회원권은 객실과 식당 등 이용 시 할인을 받다 보니, 이를 돈을 받고 빌려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호텔 멤버십 카드 대여자
"본인 확인 같은 거 안해요. 이제 (대여 수수료) 1만7천 원~2만 원만 하면 벌써 그 사람들은 (VIP 할인으로) 18만 원 이득이니까 많이들 빌려가요."

영수증 허위 등록이나 회원권 대여 등은 모두 부정 사용이지만, 백화점과 호텔 측은 본인 확인엔 소극적입니다.

호텔 관계자
"일일이 다 신분증 확인을, 지금 안하고 있어서. 불쾌감이라든지 불편하잖아요 사실은."

하지만 적발되면 업무방해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신민영 / 변호사 (법무법인 호암)
"속임수로 회원 관리 업무를 방해를 했기 때문에 업무방해 성립할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 라고 보고 있습니다."

남의 거래 실적까지 내 거래 실적으로 둔갑하는 세상. 비뚤어진 소비 세태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지적입니다.

소비자탐사대 조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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