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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터뷰] "저출산 걱정은 산부인과 의사만 하는 것 같아"

등록 2023.12.15 10:44

수정 2023.12.22 15:10

"주변 분만병원이 문을 닫고 있는데도 분만 산모가 매년 10%씩 줄어요."

강북에서 손꼽히는 대형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신봉식 원장이 전하는 저출산의 현실은 심각했다.

신봉식 린여성병원 원장은 TV조선 유튜브 '티터뷰'에 출연해 "2년 전만에도 한달에 200건 가량 분만을 하는 병원이 서울에 5~6곳 됐지만, 지금은 딱 한 곳 남았다"고 전했다.

현재는 월 분만 건수 100건에 이르는 병원도 다섯 손가락에 꼽는 현실이다.

신 원장은 200조원을 썼다는 저출산 정책의 접근법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고 되묻는다.

산모를 가장 많이 접하는 산부인과 의사들의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고, 통계청이 만든 숫자에만 의존한 정책이라면 헛돌 수밖에 없지 않냐는 말이다.

신 원장은 출산 지원 대책이 복잡한 점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어차피 저출산 대책에 200조원을 쓸거라면, 차라리 "그냥 아기 낳으면 1억원씩 준다"와 같이 쉽고 간단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신 원장은 병원 차원에서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했던 경험을 전하며 '집에서 가까운 어린이집'이 아니라 '직장에서 가까운 어린이집'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차하면 부모가 아이를 만나러 갈 수 있는 여건이 부모와 아이 모두를 안심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의료계 현안인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서도 신 원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의대정원을 늘리더라도 산부인과 의사가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암울한 이야기다.

신 원장은 "올해 산부인과 전문의가 6명 나왔는데, 모두 대학교수로 갔다. 병원에서는 산부인과 의사를 뽑을 기회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왜 그토록 산부인과를 기피할까.

신 원장은 최근 분만 중 사고로 17억원 배상 판결이 난 적이 있다며 "산부인과나 소아과, 흉부외과와 같은 필수의료 분야가 오히려 더 과도한 소송 위험에 처해있다"며 기피 이유를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산부인과 의사가 늘어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는 뜻이다.

신 원장은 여성의 사회진출과 이로 인한 늦은 출산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산부인과 검진만은 꾸준히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검진 항목 중 가장 진단이 쉬운데 여성의 '창피함과 어색함'이 걸림돌이라며 부모가 딸의 손을 잡고 산부인과를 찾는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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