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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동영상 강의 2주 받고 필라테스 강사?…자격증 남발에 부작용

등록 2024.01.15 21:37

수정 2024.01.15 21:45

[앵커]
남녀노소 할 거없이 많이들 하는 필라테스는 '국가 공인 자격증'이란게 없습니다. 필라테스 강사가 되기 위해선 민간 기관이 준 자격증만 있으면 된다는 소린데, 급기야 한 기관은 동영상 강의를 2주만 수강하면 필라테스 자격증을 발급해줬습니다. 돈내고 자격증을 사는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죠.

안혜리 기자가 실태를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필라테스 지도자 자격증을 발급해주는 업체입니다.

온라인 강의 1~2주만 받으면 자격증을 딸 수 있다고 홍보합니다.

A 필라테스협회 관계자
"당장 오늘, 내일, 일주일 안에 (시험을) 다 보셔서 이력서 내고 취업을 하신 다음에 나머지를 보면서 가르치는 분들도 계세요."

자격증 견본을 꺼내보이며, 230만 원에서 660만 원을 내면 대학 평생교육원 직인도 넣어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A 필라테스협회 관계자
"(수업은) 본인들이 영상으로 (보는거죠). 저희가 영상으로 열어드려요. 그러면 총장 명의로 받을 수 있죠. 명칭별로 자격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비슷한 자격증을 발급해준다는 업체 8곳을 둘러봤더니, 26만 원짜리 16시간 과정부터 1000만 원대 1년짜리 과정까지 제각각입니다.

국가 공인이 없어서 사업자 신고만 하면 누구나 자격증을 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내 등록된 필라테스 민간자격증은 1200여 종. 발급기관으로 신고된 민간업체만 940곳으로, 10년 전에 비해 40배 이상 늘었습니다.

속성으로 자격증을 딴 지도자한테 배우다 오히려 부상을 당했다는 경우도 있습니다.

A씨 / 필라테스 수업 중 부상 피해자
"자고 일어났는데 쇄골까지 아프더라고요. (병원에 갔더니) 어깨 근육 쪽에 약간 상처가 난 것 같다."

B씨 / 필라테스 수업 중 부상 피해자
"억지로 더 내려가라고 하고, 계속 반복하다 보니까 허리가 무리가 가서."

전문가들은 필라테스 자격증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우봉식 / 재활의학과 전문의
"필라테스 강사를 교육하는 시스템의 표준화 정도는 국가에서 제시해야 되지 않나."

주무부처인 문체부는 "민간 자격증 수가 너무 많다 보니 전수 관리에 힘든 면이 있다"며, "적극 모니터링해서 시정조치하겠다"고 했습니다.

소비자 탐사대 안혜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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