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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터뷰] "가수 인생 이제 두 걸음 정도"…15년차 트로트 가수 조정민

등록 2024.01.25 17:35

수정 2024.01.26 14:23

피아노가 좋았다. 어릴 적부터 함께한 피아노는 대학에서도 함께였다. 평범한 여대생의 삶이 바뀐건 2008년부터였다. 건강했던 아버지는 병마와 사투 끝에 결국 가족의 곁을 떠났다. 남겨진 건 엄마와 동생들 뿐이었다. 슬퍼할 틈이 없었다. 그녀는 장녀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할 가장이 되었다.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하며 많은 기회와 오디션을 치뤘다. 그녀는 어느덧 15년차 트로트 가수가 되었다. 그녀는 트로트와의 만남을 '인연'(因緣)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베테랑 가수가 된 조정민 씨를 만났다.

◇'수줍게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하는 가수'

가수 조정민 씨는 '수줍게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하는 가수'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트로트가 장르 특성상 다른 음악과 협업이나 변조가 쉽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그녀가 걸어간 길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답이었다. 그녀는 "처음엔 생소하기도 하고 저도 잘 못 들었던 장르였기 때문에 여러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힘들었지만 점점 알아봐주시는 분들도 많아지고 친근해지면서 그래서 오히려 편안해졌다"고 설명했다. 가수로서의 데뷔도 이채롭다. 그녀는 "학교를 8년 만에 졸업했어요.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다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하는 걸 유튜브에 올렸어요. 한두곡씩 올리던 것이 인연이 되어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까지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서 데뷔했고, 가수로서의 시작도 트로트로 하게 됐다. 인연같았다"고 말했다. 트로트에 대해 "제가 막 찾아다닌 적은 없는데 자꾸만 저를 찾아오는 것 같았다"고도 말했다.

◇활동을 통해 외향적 성격으로 변화했다

많은 남성 팬들에게도 가수 조정민의 존재를 널리 알리게 된 계기 중 하나는 바로 남성 잡지 표지 모델이었다. 과감한 의상과 파격적 컨셉으로 유명한 이 잡지에서 조정민 씨는 이질감 없이 멋지게 그 역할을 소화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녀는 "어떻게든 나를 알리자라는 생각이 강했다"며 "갈등도 많았고 고민도 많았던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도 이게 좋은 방법이었는지 안 좋은 방법이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후 그녀를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군통령'(군대와 대통령을 합한 말로 군대의 대통령을 의미하는 신조어), '8등신 미녀가수'라는 것만 봐도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녀는 "원래 자신은 내향적 인간"이라며 "활동을 하며 외향적인 성향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고 말했다. 해외 활동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그녀는 "일본 활동을 하다가 코로나가 터져서 강제로 활동을 못하게 됐어요. 이후 저를 캐스팅 하셨던 일본 작곡가 선생님이 코로나로 작고하셔서 활동이 멈췄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해외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는 트렌디한 곡으로 활동해보고 싶다"며 "'레디큐'같은 곡은 남미 푸에르토리코에서 팬이 생기기도 했다"며 "러브콜은 언제든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픔을 통해 다시 찾은 환희

브라운관을 통해서 조정민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지만 사실 그녀의 몸상태는 그리 좋지 않다. 얼마전 그녀는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다. 조정민 씨는 "가장 먼저 선배님들 중에 이걸 수술하는 사람이 있나 하고 엄청 많이 찾아봤다"며 "목소리가 안 나오면 어떡하지 내가 일을 못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그리고 좀 얼마나 있으면 나을 수 있을까. 별 생각을 다 했다"고 말했다. 행여 목소리를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우울한 감정도 계속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수술은 잘 이뤄졌고 인생에 대한 가치관도 변화했다. 그녀는 "목에 상처는 났지만 목소리를 살렸잖아요. 이번 계기를 통해 정말 소중한 걸 많이 깨달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씨는 "노래도 더 깊어지는 것 같고 사람을 대하는 거나 인생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저는 필요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회했다. 15년차 가수에게 가수로서의 인생에선 얼마만큼 온 것 같냐는 질문에는 '이제 막 두 걸음을 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전에 노래했던 것과 지금의 제 노래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아픔을 겪고 나서 그리고 좀 성숙해지면서 나 뭔가 이제 알 것 같아 이제 노래를 좀 알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이제 이 마음으로 다시 시작을 한다면 지금 수술한 지 6개월 정도 됐으니까 6개월 된 가수 같은 느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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