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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터뷰] '대본을 내려놓고 꽈배기를 들었다'…인생 2막 시작한 배우 '오승은'

등록 2024.02.16 16:25

수정 2024.02.16 16:56

2000년대는 그녀의 최전성기 시절이었다. 당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들을 배출한 시트콤에서 활약했으며,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에선 330만 명의 흥행 몰이를 이끌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그녀의 활약은 대단했다. 가수로도 배우로도 활약한 그녀는 2000년대 소리 소문없이 사라졌다. 그렇게 대중의 인식에서 멀어져 간 그녀가 광화문 디저트집의 주인으로 돌아왔다. 대본은 잠시 내려두고 꽈배기를 들고 새로운 전성기를 준비하는 배우 오승은 씨를 만났다.

◇연기자에서 꽈배기 아줌마로 변신

오승은 씨를 처음 만난 건 광화문 꽈배기 가게였다. 제품 제조부터 판매까지 그녀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것은 없었다. 전천후 활약이란 단어는 그녀의 꽈배기 집에서 만큼은 꼭 들어맞는 표현이었다. 그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사랑을 해주셔서 화장실도 갈 시간이 없을 만큼 바쁘다"고 근황을 설명했다. 매출이 얼마나 되냐고 묻자 그녀는 "예상보다 2배 이상 나오고 있다"며 "저를 보고 깜짝 놀라는 분들도 계시고, 수줍게 악수를 청하는 분들도 계신다. 모든 분들에게 다 진심을 다해 온 마음을 담아서 응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와 예능을 함께 하던 동료들도 꽈배기집 소식을 듣고 오씨의 새 출발을 반겼다. 오씨는 "예능을 함께 했던 봉선이(개그맨 신봉선), 보람이(개그맨 백보람)는 직접 가게를 찾아왔고, 시아(배우 정시아)는 아이들 간식으로 배달 주문을 하기도 했다. 연기자 선배님들도 직접 전화로 축하해주셨다"고 말했다.

◇'외국인 입소문 타는 대표 간식으로 만들겠다'

본점을 광화문으로 잡은 점도 궁금했다. 오씨는 "제가 고집했어요. 서울의 중심이고 또 전통문화도 많이 살아있는 곳이라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꽈배기를 만드는 비법을 배운 과정도 독특하다. 그녀는 "대구 동성로에 있는 꽈배기집에 갔어요. 무턱대고 주인 어르신께 '진짜 열심히 할 자신있으니까 가르쳐 달라'고 말씀드렸어요. 처음에는 대충 하다 말겠지 생각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너무 열심히 하니까 나중에는 허락해주시고 다 알려주셨다"고 했다. 그녀의 당찬 목표 중 하나는 꽈배기를 한국을 대표하는 디저트로 만드는 것이다. 그녀는 "재래 시장에서만이 아닌 외국인들도 즐겨찾는 디저트로 만들고 싶다"며 "츄러스도 되고, 프레젤도 되는데 꽈배기라고 안될 것이 뭐가 있겠냐"고 말했다.

◇연기의 길은 끝까지 함께

그녀는 사업가로 새로운 인생 2막을 시작했지만 연기자로서의 갈증은 여전히 남아있다. 오씨는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지만 1년에 1작품 이상은 꼭 해오고 있었다"며 "연기를 안하고 사업을 해야겠다, 장사를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은 단 한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의 길은 죽을 때까지 제가 가는 길"이라며 "그 사이사이에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수놓고 있는 중이고 그런 것들이 이어지다보면 연기자의 인생에 있어서 좋은 밑바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의 제 모습도 너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꽈배기와의 인연을 묻자 돌아오는 대답은 그녀의 유년기 시절 이야기였다.

"엄마가 퇴근하고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꽈배기 집이 있었어요.그땐 돈이 너무 없어서 엄마의 차비 대신 사정사정해서 겨우 하나 먹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그게 너무 맛있었던 거죠. 그런 음식을 만들고 싶어요. 진정성이 담겨진 음식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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