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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터뷰]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펜타곤 출입기자의 '경고'

등록 2024.02.27 14:40

수정 2024.02.27 14:40

[강상구 기자]
요즘 서점가에 조용하게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책이 한 권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 세상 제일 잘 아는 나라가 우리나라 빼고는 미국 아닐까 싶은데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서 저자를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김동현 작가]
안녕하세요.

[강상구 기자]
VOA에서 근무했죠? 펜타곤 취재를 했고, 얼마나 한 거예요?

[김동현 작가]
4년 정도 (근무) 했습니다. 그전까지는 TV조선에서 외교안보 출입 기자로 한 5년에서 6년 정도 취재를 했습니다.

[강상구 기자]
책 제목이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예요 네 뭘 모르는 겁니까?

[김동현 작가]
우리가 어떻게 보면 미국에 대해서 우리가 바라보고 싶은 관점만 바라보기 때문에 그걸 저는 한반도 천동설이라고 하는데 한국 중심으로 세계를 돌아간다고 보는 관점에 따라서 미국을 바라보기 때문에 미국의 본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결과를 내린 겁니다.

[강상구 기자]
그래서 말하고 싶었던 미국의 본심이 뭐예요?

[김동현 작가]
이제는 한국이 지금까지 우리가 한국을 지켜줬으니 그리고 이제 (한국이) 세계 경제 대국으로서 성장했으니 오히려 힘겨운 미국의 부담 분담을 해달라. 한국의 역할이 커졌으니 그만큼 북한 문제만 바라보지 말고 특히 타이완, 중국, 인도 태평양 전략에서 하나의 일원으로서 참여하라는 본심이 점점 강하게 드러나고 있어요.

[강상구 기자]
부제에 있는 혈맹 미국이 한국에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김동현 기자의 답은 혈맹답게 제대로 피 흘려라 아니면 돈이라도 제대로 내라 뭡니까?

[김동현 작가]
첫 번째입니다. 피를 흘리든지 아니면 지금 반도체 공급망에 있어서 한국이 굉장히 큰 영향력이 있으니 탈중국화를 하든지 전방위적으로 역할을 확대하라는 겁니다. 오히려 돈을 낸다면 그것만큼 쉬운 게 없습니다. 근데 돈이 아니라 한국의 역할이 거의 유럽 선진국 정도의 수준으로 올라왔으니 그 이상의 역할을 하길 원하는 게 미국의 본심입니다.

[강상구 기자]
책 앞부분에 동북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가상 시나리오를 썼어요. 일단 중국이 대만을 침공 하고 그러면 주일미군 주한미군 전부 다 대만으로 달려가고 그 틈을 타서 북한군이 서울로 쳐내려 내려온다. 여기서 가상 시나리오가 끝나요. 그리고 질문을 던지죠. 과연 이때 미국의 선택은 대만이냐 한국이냐?

[김동현 작가]
북한 정도의 상대는 우리가 핵무기로 핵우산을 제공해 줄 수 있어 문제는 그런데 북한이 핵만 있는 게 아니라 재래식 전력이 있잖아요. 한국도 충분한 군사대국이니 북한의 침공에 대해서는 몸빵은 한국군이 하고 그 여유 있는 분은 우리는 지금 초강대국 중국과 상대를 해야 되니 예전 6.25 전쟁처럼 전적으로 몰빵할 수 없다. 그러니까 한국이 그만큼 역할을 확대를 해야 된다. 제가 4년간 (미국) 국방부 당국자들을 취재해 본 결과 미국은 한국의 전작권 전환을 원하고 있습니다. 너네 전쟁이기 때문에 너네가 더 많이 부담을 해야 된다는 관점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강상구 기자]
트럼프가 다시 공화당의 후보가 될 가능성은 거의 이제 95% 99%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미국 대통령이 될 확률도 현재로서는 50%를 넘는 것 같아요.

[김동현 작가]
많은 언론에서 분석하기는 저학력층만 얘기를 하지만 제가 취재했던 (미국) 국방부에서도 고위 장성까지 (취재) 했고 속마음을 얘기해 보면 의외로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왜냐하면 트럼프의 압박 동맹에 대한 압박술이 민주당처럼 우리가 좋게 달래서 대화를 해서 했더니 결과가 안 나온다. 적어도 트럼프는 압박을 해서 동맹의 태도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않느냐

[강상구 기자]
그러니까 김정은도 트럼프 당선만을 간절히 기원하고 있는 거 아니겠어요?

[김동현 작가]
결국 트럼프는 미국의 국익을 내어주면서까지 북한과 타협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강상구 기자]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는 미국의 이익에 충실하다 보니 김정은의 손을 들어주는 게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다 보니 이게 딜이 깨진 거죠?

[김동현 작가]
맞습니다. 어떻게 보면 북한을 지렛대로 한국의 역할을 더 압박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거고 어쨌든 자기 관점에서 국익을 최대화하려고 노력 지렛대 역할을 하겠죠.

[강상구 기자]
아까 대만과 한반도의 동시 전쟁 시나리오 얘기를 했는데 지금도 우리가 보통 대만 해협의 위기를 보면서 그냥 먼 나라 이웃나라의 이야기로만 얘기하고 우리 자신의 이야기로 느끼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게 여차하면 한반도 전쟁으로 불똥이 튈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인데도 그래요.

[김동현 작가]
우리가 인식하는 한미동맹의 범위와 미국이 인식하는 한미동맹의 범위가 다릅니다. 중국이 이제는 적성국이 됐기 때문에 남중국해 문제, 예를 들어서 만약에 남중국해에서 미 군함이 중국의 미사일에 피격됐다 그러면 엄밀히 말하면 미국의 관점에서는 한미 안보 조약 문구를 해석하면 동맹국 일원이 어쨌든 태평양에서 공격을 받았으니 한국은 자동 참전 의무가 있는 거 아니냐라고 얘기할 수 있는 거죠. 이 부분에 있어서 인식 차이가 굉장히 큰 겁니다. 이렇기 때문에 한국이 미국에 명분이 있는 전쟁에 참전하라고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다만 이런 인식 차이를 우리가 알아야 향후에 정말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알아야 되는데 좀 한국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wishful thinking이 크다 보니까 이런 논의까지도 제대로 얘기할 수 없다는 게 좀 답답해서 이걸 책으로 정리한 겁니다. 한반도 천동설은 결국 우리가 믿고 싶은 대로 세상을 보겠다는 거지만 국제사회라는 게 결국은 냉정한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둔 세계입니다. 그렇다면 상대가 어떤 패를 갖고 있는지 먼저 알아야 되지 않을까 그런 관점에서 우리도 한반도 천동설을 깨고 우리의 옵션이 무엇인가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기가 다가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강상구 기자]
무턱대고 베팅하기 전에 상대방 패가 뭔지 냉철하게 한번 분석해 보자?

[김동현 작가]
그렇습니다.

[강상구 기자]
이런 취지였죠?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 김동현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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