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전체

[뉴스특강] 의사 2000명 증원 거부하다 3000명 늘어난다

등록 2024.02.28 18:30

수정 2024.02.29 10:24

의료대란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환자와 가족들,
국민의 고통은 커지는데
도무지 해결의 기미가 안 보입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오늘의 뉴스특강,
'의대 2000명 증원'입니다.

먼저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에 의사는 부족한가'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다만 의사들은
산부인과, 내과, 외과, 소아과 같은 필수의료와
지방, 공공의료만 그렇다고 합니다.

정부는 필수의료 수가 인상과 의료사고 면책으로 급한 불을 끄겠다고 합니다.

그럼 앞으로는 어떤가.

의사들은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어들면 환자도 줄어든다'고 합니다.
정부는 '고령화로 노인이 늘어나서 환자는 훨씬 더 많아진다'고 합니다.

여기엔 이미 보고서가 나와 있습니다.

보건사회연구원, KDI, 서울대 의대에서 나왔는데,
5~6년 후인 2030년에는 4천명 안팎,
10년 후인 2035년에는 1만명 안팎의 규모로
의사가 부족하다고 결론냈습니다.

그럼 의사를 늘려야겠네요.

얼마나 늘릴까요?

정부는 매년 2천명은 늘려야 한다고 하죠.
반면 의사들은 350명만 늘리면 된다고 해요.

2000년 의약분업 때
당시 정부가 의사들 달래느라
의대 정원을 350명 줄였거든요.

딱 그만큼 원상복구하겠다는 겁니다.

그 비슷한 시기에
사법시험 합격자는
300명에서 1000명으로 확 늘어났어요.

그 결과는 어땠나요?

얼굴도 보기 힘든 변호사가
누구나 이용가능한 법률 대리인이 됐죠.

반면 정원을 줄인 의사는 어떻게 됐나요?

예약하고 병원가도
막상 의사 선생님 얼굴 보는 시간은 1~2분이 고작이죠?

더 귀하신 몸,
더 얼굴보기 힘든 존재가 됐습니다.

사람들은 묻습니다.

의사가 부족한 것 알겠고,
의대정원을 늘려야 하는 것도 알겠다.
그런데 왜 2000명이냐.

작년 가을에 정부가 전국 40개 의대를 상대로
조사를 했어요.

의사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몇명이나 정원을 늘일 수 있냐.

그렇게 나온 숫자가 2000명이에요.

그래놓고 의대 교수들은 지금에 와서 말이 달라졌죠.

그거 대학본부에서 낸 거고, 의대는 모른다.
2천명씩 한꺼번에 가르칠 역량 없다.

좋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얘기하지 않았어요.

의대정원을 몇명을 늘리든,
그 사람이 의사가 되는 건 10년 후에요.

10년 후에 부족한 의사 수가 얼마라구요?

중요한 건,
10년 후에 때맞춰 1만명의 의사를 더 키워내는 겁니다.

당장 2천명 증원이 어렵다?
그럴 수 있습니다.
당장 내년에는 400명만 늘리죠.
대신 내후년에 1000명,
그 다음해엔 2천명,
또 그 다음해에는 3천명,
여력되는 대로 늘려 나가서,
10년 후에 부족한 의사 채워넣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대화하면 충분히 해법을 찾을 수 있는데,
문제는 의사들이 대화를 거부하고
환자도 평개치고
그냥 의사 때려치우겠다고 땡깡을 부리는 겁니다.

2020년에 정부는
의대 정원을 400명 늘리려다
지금같은 반발에 직면해서 없던 일로 했습니다.

증원 규모가 2천명으로 훌쩍 뛴 건
그때 늘리지 않은 탓입니다.

집단반발로 이번에도 유야무야 넘어간다?

머지않아 3천명을 늘려야 하는 때가 닥칩니다.

오늘의 포인트입니다.

'당장 입원하지 않으면 중환자실로 실려 올 것'이라고 경고하던 환자에게
'약 줄테니 퇴원하라'고 권유하는 의사의 모습에서,
국민들은 이미 크게 실망했습니다.

실망을 넘어 불신이 되기 전에,
불신을 넘어 분노가 되기 전에,
의사들은 일단 환자 곁에 돌아와야 하지 않을까요?

뉴스특강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